축구
[마이데일리 = 수원 안경남 기자] K리그판 엘 클라시코 더비, 슈퍼매치의 이상한 징크스는 계속됐다.
한가위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자 개천절인 3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서울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4라운드 ‘슈퍼매치’는 홈팀 수원의 1-0 신승으로 끝이 났다. 이날 승리로 최근 5경기서 1승 밖에 챙기지 못했던 수원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울산과의 3위권 경쟁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반면 선두 서울은 2위 전북에 추격당할 위기에 놓쳤다.
빅버드를 가득채운 4만3천여명의 뜨거운 함성 만큼이나 경기는 치열하게 진행됐다. 양 팀은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려 노력했다. 서울은 K리그 최강 콤비인 데얀과 몰리나를 중심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수원은 파워 투톱 라돈치치와 스테보의 제공권을 활용했다.
팽팽했던 흐름은 후반 5분 갈렸다. 올 시즌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서울의 데얀의 슈팅이 계속해서 빗나가는 사이, 수원의 오장은이 기막힌 크로스성 슈팅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4-3-3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오장은은 공격 가담 상황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하지만 이것이 그대로 서울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용대 골키퍼의 치명적인 실수다.
서울에 강한 수원에겐 너무도 익숙한 장면이었다. 수원은 2년 가까이 서울에게 패한 적이 없다. 2010년 8월 28일 4-2 승리 이후 FA컵을 포함해 6경기 연속 슈퍼매치 승리를 거뒀다. 더욱이 최근 5경기에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이날 승리까지 포함하면 7연승에, 6경기 연속 무실점 완승이다.
이상한 결과다. 축구가 객관적인 전력 외에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스포츠지만, 이토록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한 팀이 승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심지어 스페인의 양대산맥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 더비도 최근에는 이정도로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진 않는다. 하지만 올 시즌 갈지자 행보를 걷고 있는 수원은 또 다시 서울에게 승점 3점을 빼앗갔다.
올 시즌 서울은 강하다. 앞서 33경기를 치르면서 가장 먼저 승점 70점 고지를 넘었다. 61골로 전북(66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골을 넣었고, 31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유독 수원만 만나면 약해진다. 서울전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반면 올 시즌만 벌써 7골을 내줬다. 최용수 감독이 “도저히 원인을 알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쉰 이유다.
어쨌든 슈퍼매치의 이상한 승리는 이번에도 계속됐다. 그리고 수원의 대 서울전 7연승은 올 시즌 K리그 하반기 우승 경쟁에 새로운 변수를 제공했다. 2012시즌 K리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슈퍼매치.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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