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요즘엔 도루가 쉽지 않죠.”
SK 박재홍이 3일 잠실 LG전서 대망의 300홈런을 쏘아올렸다. 31년 역사의 프로야구에서 7번째인 대기록이다. 박재홍은 최근 몇 년간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외야수이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천재 타자 소리를 들었다. 국가대표 경험도 풍부하다. 전성기 때는 다양한 타순을 오가며 홈런을 뻥뻥 날렸고 그린라이트 속에 마음껏 도루를 했다. 현재 그의 홈런과 도루는 300-267. 300홈런이 달성되면서 자연스럽게 300도루 돌파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300-300, 꿈의 대기록이다.
박재홍을 4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만났다. “예전엔 거만했다. 솔직히 잘 나갈 땐 1주일에 홈런을 몇 개 칠까 생각했다”라고 입을 연 그는 “옛날엔 진짜 뜻대로 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팀 사정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더니 “이제 우리 92학번이 별로 남지 않은 것 같다. 찬호, 지만이 정도인데”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박재홍은 “옛날엔 그린라이트를 받아서 도루를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이젠 도루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불혹의 나이, 예전보다 스피드가 줄었다. 도루 능력 자체도 저하됐고, 작전도 많이 걸리지 않는다. 그를 두고 이만수 감독은 “타석에서 남 신경을 쓰지 말고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다”라고 했지만, 정작 박재홍은 요즘 생각이 많아 보였다.
확실히 타격 실력이 예전과 같진 않다. 그래도 이만수 감독은 그를 믿는다. 이 감독은 “재홍이의 타격 실력이 예전과 똑같다. 그런데 본인이 자꾸 잘 풀리지 않으니까 남을 신경쓴다. 그래서 본인에게 ‘다른 사람 신경을 쓰지 말고, 후배들도 신경을 쓰지 마라고 한다’라고 해줬다. 부담이 많아 보였는데 300홈런을 쳐줘서 정말 기쁘고 감사한다”라고 했다.
박재홍은 3년 연속 100경기 출전에 실패했다. 올 시즌에도 부상이 있었고, 팀내 주전 경쟁에서도 이겨내지 못했다. 올핸 고작 43경기에만 나서서 타율 0.245 5홈런 18타점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그를 4일 대구 삼성전서 3번타자와 우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여전히 이 감독은 박재홍의 한 방을 믿는다. 포스트시즌서도 힘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재홍이 300홈런을 계기로 가을 잔치에서 일을 낼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SK엔 천군만마와도 같을 것이다.
[박재홍.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