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고동현 기자] 완벽한 투구였지만 홈런 한 방에 눈물 흘렸다.
'괴물'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호투에도 불구하고 7년 연속 10승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10이닝 4피안타 12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류현진의 등판은 1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무엇보다 류현진의 국내 프로야구 마지막 등판이 될 수도 있는 경기였다. 올시즌을 끝으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때문. 이날 경기에도 메이저리그 각 구단 스카우트가 찾아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봤다. 만약 류현진이 내년 시즌부터 해외로 진출한다면 류현진의 투구는 당분간, 혹은 영원히 한국에서 볼 수 없다.
여기에 기록적인 부분도 걸려 있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될 경우 7년 연속 10승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이는 이강철(10년 연속), 정민철(8년 연속)에 이어 역대 3번째다.
탈삼진 부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전까지 198탈삼진을 기록 중이던 류현진은 2개를 추가할 경우 선동열, 최동원에 이어 단일시즌 200탈삼진을 두 번 이상 기록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또 7개 탈삼진을 보탠다면 2006년 기록한 자신의 한시즌 최다 탈삼진(204개)도 경신할 수 있었다.
많은 의미가 있는 경기였기에 자칫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6회까지 주자는 단 2명만 내보냈으며 실점은 없었다. 그 사이 탈삼진은 착실히 쌓아갔다. 2회에는 박병호를 삼진 처리하며 200탈삼진을 돌파했고 5회 문우람 삼진으로 개인 최다 탈삼진도 경신했다.
1-0으로 앞선 7회 선두타자 신현철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10K를 기록할 때만 해도 이날 경기는 완벽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강정호에게 던진 145km짜리 직구가 우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되며 상황은 급변했다. 처음에는 큰 타구로 보이지 않았지만 결국 우측 담장을 넘겼고 류현진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1-1 동점.
이후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은 류현진은 승리를 위해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팀의 추가점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승패없이 물러났다. 류현진은 10회에도 153km의 강속구를 뿌리며 무사 1, 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이어진 팀의 10회말 공격은 삼자범퇴로 허무하게 끝났다.
류현진은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7년 연속 10승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그 기간동안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03에 불과했다. 이날도 투구내용 자체는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터지지 않는 타선, 불의의 일격으로 맞은 홈런 한 방에 7년 연속 10승 꿈은 날아갔다. 완벽한 2012시즌 피날레를 할 수 있었기에 그 상황을 만든 모든 것들이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한화 류현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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