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고동현 기자] 류현진의 숙명일까.
'괴물'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완벽투를 펼치고도 7년 연속 10승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10이닝 4피안타 12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패없이 물러났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 이후 자타공인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였다. 비록 팀 전력이 약해 승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06년 18승을 시작으로 2007년 17승, 2008년 14승, 2009년 13승, 2010년 16승, 2011년 11승까지 매 시즌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10승에 먹구름이 끼었다. 예년보다 더욱 팀 타선과 수비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수가 쉽사리 올라가지 않았다. 결국 전반기 15경기에서 3승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후반기 초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역시 '괴물'이었다. 시즌 막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7년 연속 10승에 다가갔다. 류현진은 이날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거뒀다. 전반기 거둔 승수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는 본인의 호투가 가장 큰 발판이 됐다. 5경기에서 그의 평균자책점은 단 1.03에 불과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자칫 이날 결과에 따라서 연속 시즌 10승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박병호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생애 두 번째 한 시즌 200탈삼진도 완성했다.
이후에도 완벽투는 이어졌다. 2회들어 박헌도와 문우람에게 잘맞은 타구를 내주기도 했지만 이 뿐이었다. 특히 강정호 등 상대 주축 타자가 나서면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진도 모처럼 류현진을 도왔다. 3루수 오선진은 장기영의 기습번트를 런닝스로를 통해서 아웃시켰으며 최진행, 이상훈 등도 까다로운 타구를 아웃시켰다.
하지만 7년 연속 10승은 류현진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7회초 강정호에게 던진 145km짜리 직구가 우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되며 상황은 급변했다. 처음에는 큰 타구로 보이지 않았지만 결국 우측 담장을 넘겼고 류현진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1-1 동점.
이후 8회와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 역시 점수를 뽑지 못했다. 9회까지 112개를 던진 류현진은 10승을 위해 연장전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무사 1, 3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결국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관중석에서는 '류현진'을 연호하는 소리가 이어졌다.
류현진은 10회에도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며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승리만은 그의 곁에 오지 않았다. 팀이 10회말 공격에서도 점수를 뽑지 못했고 1-1에서 11회부터 마운드를 넘겼다.
7회까지만 하더라도 모든 것이 해피엔딩이 되는 듯 했지만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조차 마음껏 웃을 수 없었던 류현진이다.
[한화 류현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