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끝이 새로운 시작이다.
2012 팔도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가을잔치에 참가하는 팀은 이미 포스트시즌 체제에 들어갔다. 반면 가을잔치의 초대장을 받지 못한 한화와 넥센은 4일과 5일 모든 일정을 마쳤고, KIA와 LG도 6일 나란히 2012시즌을 마친다. 포스트시즌 탈락 팀들의 2012년을 돌이켜보면 후회도 되고 아쉬움도 많을 것이다. 그들이 2013년 가을에 활짝 웃으려면, 하루 빨리 스파이크 끈을 조여야 한다.
▲ 코칭스텝, 선수단 변화… 야구는 곧 사람이다
넥센과 한화는 가을 마무리훈련의 밑그림을 그렸지만, 목적과 테마를 정하진 못했다. 시즌 종반 기존 감독을 경질한 뒤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다. 두 팀은 곧 새로운 감독을 발표한다. 감독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마무리 훈련의 기조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감독 선임에 따라 코치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 넥센과 한화의 새 감독이 다른 팀의 코치들을 데려간다면 내년 코치들의 변화 폭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다. 심지어 내년 1군에 들어오는 NC도 몇몇 코치를 바꿀 계획이다. 그에 따라 방출자 명단도 달라질 수 있고, 포스트시즌 후 진행될 NC에 내줘야 하는 선수 1명에 대한 20인 엔트리 보호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NC의 1군 합류로 FA 시장이 지난해 이상으로 뜨거워질 수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인력의 이동 폭이 큰 스토브리그가 예고됐다.
한 야구인은 일전에 “야구는 단체 스포츠다. 개인이 맡은 역할을 티 나지 않게 잘하는 선수가 많은 팀이 강팀”이라고 했다. 조직력이 단단히 구축되는 힘도 사람에서 비롯된다는 의미다. 특히 넥센과 한화는 팀의 토대가 되는 사람을 이끄는 코칭스텝이 대거 바뀔 수 있어 올 가을 행보가 중요하다.
▲ 강한 마무리훈련이 2013년 시작
포스트시즌 탈락 팀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10월 말 혹은 11월에 일제히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다. KIA는 10월 중순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다. 올 시즌 약점이었던 수비 보강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내년 시즌 불펜 조합의 해법을 찾는 것도 과제다. 선동열 감독은 이미 지옥 훈련을 예고한 바있다. 주전들, 베테랑들도 다 데려간다.
선 감독은 2009년 삼성 시절 세대교체 과정 속에서 부상자가 속출하자 무리하지 않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1달반 동안 대대적인 마무리 훈련을 실시했다.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않는 대신 마무리 훈련 기간이 길어지니 좀 더 체계적으로 훈련 스케줄을 짰고, 훈련 성취도도 높았었다. 결국 2010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LG도 10월 중으로 구리를 시작으로 11월엔 진주에서 마무리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실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팀은 그만큼 마무리 훈련 기간도 짧고, 단기전서 진을 빼느라 주력 선수를 모두 데려가기도 어렵다. 한 시즌을 정리하는 전통적인 마무리훈련에 방점이 찍힐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팀들보다 치르지 않는 팀들에 좀 더 알차게 마무리 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상위팀들이 마지막 승부를 하는 동안 마무리 캠프지에서 약점 보완과 장점 극대화를 이룬다면 그게 곧 2013시즌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선수단 운용의 밑그림이 그려져야 하는 스프링캠프와는 달리 마무리훈련은 특정 파트의 집중 훈련이 가능하다.
▲ 2013년 이후를 생각하는 2012년 가을
훈련 시간만 많다고 다는 아니다. LG는 2010년 가을부터 2011년 겨울까지 사실상 휴식 없이 대규모 마무리훈련을 치렀다. 하지만, LG는 2011년에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고 당시 박종훈 감독은 지휘봉을 놓았다. 한 시즌을 치른 뒤 피로가 쌓인 선수들에게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양만큼 중요한 게 질이다. KIA, 넥센, LG, 한화는 최근 4~5년간 A클래스일때보다 B클래스일 때가 많았다. 그들은 포스트시즌을 밥 먹듯이 나간 팀들보다 마무리 훈련에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지옥훈련의 원조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선수들에게 훈련을 오래 시키기로 유명하다. SK를 맡았던 초창기에도 마무리훈련 기간이 길었다. 김 감독이 강조하는 건 시간이 아니다. 긴 시간 동안 훈련을 하면서 선수 스스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지 못하면 오래 훈련을 하는 선수는 기계에 불과하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몸은 지치지만, 머리와 심장이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넥센은 2008년 창단 후 한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한화도 2007년을 끝으로 더 이상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2003년부터 순위 잔혹사를 쓴 LG는 말할 것도 없고 KIA는 최근 몇년간 포스트시즌 진출과 실패를 번갈아 하고 있다. 단순히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만 중요한 건 아니다. 4강 팀들이 앞만 보고 가을잔치를 치르는 동안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팀들은 앞, 뒤, 옆 가릴 것 없이 다양한 각도에서 냉철한 반성과 분석이 필요하다. 한 시즌 성적을 넘어서서 장기적으로 강팀이 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 훈련만큼 생각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조직의 혁신은 마인드 변화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2012년 10월 6일. 8개 구단의 마라톤이 끝난다. 어느 누구는 포스트시즌이라는 진검 승부에 돌입하지만, KIA, 넥센, LG, 한화는 끝과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시작한다. 그 시작은 사람의 변화다. 사람이 변하면 생각이 변한다. 생각의 변화가 다른 팀들보다 일찍 시작하는 마무리훈련에 투영된다면, 그게 곧 포스트시즌 탈락 팀들의 2013시즌 시작을 의미한다.
[포스트시즌서 탈락한 KIA, 넥센, LG,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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