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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퀸즈파크 레인저스(QRP)의 추락과 함께 ‘주장’ 박지성(31)을 향한 비난의 강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QPR의 부진, 박지성만의 탓일까?
QPR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더 호손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서 웨스트브롬위치알비온(WBA)에 2-3으로 졌다.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리그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QPR의 패배를 막진 못했다. 2무5패(승점2점)에 그친 QPR은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 QPR만큼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한 팀도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서 박지성을 모셔왔고, 레알 마드리드에선 에스테반 그라네로를 영입했다. 또한 인터밀란에선 줄리우 세자르 골키퍼를 데려왔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스쿼드의 70% 이상이 바뀌었을 정도로 변화의 폭은 컸다.
하지만 출발부터 스완지시티에게 0-5로 패하며 삐걱대더니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첼시를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가능성을 엿보였지만 모레알 조직력, 무딘 공격력, 불안한 수비진은 여전히 그대로다. 마크 휴즈 감독은 박지성의 포지션을 수시로 바꾸며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해답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QPR ‘주장’ 박지성을 향한 국내 축구팬들의 비난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탓이다. 하지만 박지성을 탓하기엔, QPR의 상황이 너무도 좋지 못하다. 한 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영국 언론서 QPR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QPR은 팀도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선수 한 명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박지성의 활약상이 저조한 것도 사실이다. 박지성은 현재 QPR서 가장 네임밸류가 높은 선수다. 맨유에서 수차례 우승을 경험했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꿈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았다. QPR팬들이 박지성에게 무언가 특별한 것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박지성은 지금까지 지극히 평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너무 잘하지도, 너무 못하지도 않는다. 이것은 맨유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맨유가 패해도 박지성을 비난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QPR이 못하면 박지성에게 시선이 쏠린다. 맨유가 못하면 웨인 루니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과 같다.
문제는 앞선 7경기서 확인했듯이 박지성은 ‘주도’하는 것보다 ‘이어’주는 역할이 익숙하다. 볼을 잡고 저돌적으로 상대 문전을 향해 돌파를 시도하거나 슈팅을 날리는 것보다, 볼을 잡고 동료들에게 연결해주고 팀의 흐름이 최대한 끊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플레이를 한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7시즌 동안 살아남은 ‘생존법’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아델 타랍 정도는 아니더라도, 그만큼 저돌적일 필요가 있다. 물론 세월의 흐름 앞에 PSV 아인트호벤 시절의 박지성을 기대할 순 없다. 하지만 QPR이 살아나기 위해선 박지성이 더 빛나야 한다
[박지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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