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올해는 웃을 수 있을까.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린 7일 오후 잠실구장. 두산 김현수와 롯데 손아섭이 유독 눈에 띄었다. 두 선수는 두 팀의 3번타자를 맡고 있는 외야수라는 공통점에 가을 야구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는 것도 똑같다. 손아섭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서 결정적인 병살타를 쳤고, 김현수도 과거 SK와의 포스트시즌서 연이은 병살타로 땅을 친 바있다.
시간이 흘러 또 다시 가을 잔치의 시간이 돌아왔다. 손아섭은 “지나간 건 과거의 좋은 추억으로 남기겠다. 병살타로 인해서 많은 걸 배웠다. 사람이라는 게 매일 못하라는 법이 없다. 이제는 두산에 이길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준우 형이 출루를 잘 하면 나도 뒷받침을 하겠다. 올해만큼은 이겨서 더 높은 곳을 향해가겠다”라고 했다.
손아섭은 구체적인 설명까지 곁들였다. “이제는 상황에 맞게 초구를 쳐야 할 것 같다. 병살타도 경기의 일부분이다. 그렇다고 초구 타율이 5할이 넘는데 안칠 수도 없다. 경기 흐름을 봐가면서 쳐야할 상황과 치지 않아야 할 상황을 구분하겠다”라고 똑 부러지게 답했다.
그동안 기자가 만나본 손아섭은 항상 야구에 진지한 선수였다. 끝없이 연구를 하고 자문을 하는 스타일이었다. 그의 특유의 진지한 자세가 오늘날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말하는 걸 주변 사람들은 주저하지 않는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서 그의 도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반면 김현수는 여유가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느 정도 부진에 대한 부담을 해탈(?)한 모습이었다. 김현수는 손아섭이 병살타 얘기를 꺼내자 “플레이오프 병살타는 한국시리즈 병살타와는 차원이 다르다”라며 기자들을 웃기는 여유를 보였다.
이어 “그동안 많이 부진했는데 피할 수 없다. 이번엔 잘해보겠다”라면서도 “나보다 (윤)석민이 형을 믿고 있기 때문에 나를 경계하다 힘이 빠져서 석민이 형이 잘 쳤으면 좋겠다"라고 또 한번 농을 쳤다. 김현수는 말을 잘하기로 유명하다. 그 누구보다 야구에 진지한 선수이지만, 또 기자들에겐 재미있는 말을 많이 해주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그는 과거를 신경쓰기 보단 의연한 자세로 가을잔치에 임하겠다는 각오다.
가을 야구에 안 좋은 추억이 있는 손아섭과 김현수. 그들의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어떨까. 1차전은 8일 오후 6시에 열린다.
[손아섭. 김현수.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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