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비와 두산 불펜, 화약고를 막아라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롯데 수비와 두산 불펜. 이번 시리즈 양 팀의 화약고다.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두산 베어스를 8-5로 꺾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역전에 재역전이 이뤄졌다. 경기 초반에는 롯데가 3-0으로 앞서갔지만 이후 두산이 5회 4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롯데가 8회 동점을 만든데 이어 연장 10회 대거 3점을 추가, 롯데의 재역전승으로 경기가 마무리 됐다.

두 차례 커다란 파도에는 양 팀의 약점이 숨어있다. 첫 번째 두산의 역전에는 롯데의 화약고인 불안한 수비가 큰 몫을 했다. 롯데는 5회말 수비에서 3개의 실책을 기록,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실책 타이를 기록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과 보크까지 합치면 실제 실책에 가까운 플레이는 5~6개에 이르렀다. 결국 롯데는 3점차 리드를 유지하지 못하고 4점을 내줬다. 4회까지 호투하던 송승준도 비자책 4실점을 한 채 마운드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롯데는 지난 몇 년간 수비 불안이 큰 약점으로 지적됐다. 올시즌에는 이러한 모습이 줄어들었지만 큰 경기가 되자 어김없이 약점이 노출됐다. 롯데는 이날 5회 3개 실책을 비롯해 총 4개를 기록했다.

두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올시즌 두산은 선발왕국으로 거듭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펜은 아쉬움을 보였다. 홍상삼이 돋보였을 뿐 다른 선수들은 크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는 롯데의 작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 타자들은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많은 공을 던지게 했다. 이에 대해 롯데 양승호 감독은 "웨이팅 사인도 냈다. 니퍼트가 110개를 넘기면 두산의 중간 투수가 우리보다 약하다고 판단했다"며 "충분히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랬다. 니퍼트는 6회까지 108개라는 적지 않은 투구수를 기록했고 두산은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가장 믿는 홍상삼을 투입했지만 떨어지지 않은 포크볼 한 개로 인해 동점을 허용했다. 믿을맨인 홍상삼이 무너지자 이후 두산은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연장 10회 3점을 내주며 패했다.

롯데의 수비와 두산의 불펜. 어느팀이 자신들의 화약고를 잘 막느냐에 따라 이번 시리즈 향방도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5회에만 2차례 실책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긴 롯데 조성환.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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