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부산 배선영 기자] 한국 멜로의 거장과 세계적인 연애 교과서가 만났다.
영화 '위험한 관계'는 '8월의 크리스마스'나 '봄날은 간다', '외출', '행복' 등 국내를 대표하는 멜로를 연출해온 허진호 감독과 너무도 유명한 쇼데를로 드 라끌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의 교집합이다.
소설 '위험한 관계'는 여러차례 영상으로 재탄생했다. 국내에서도 2번째다. 이미 이재용 감독이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로 표현했었고 영화는 성공했다. 그러니 허진호 감독이 이것을 다시 한 번, 또 익숙지 않은 1930년대 상해를 배경으로 영화화 시킨다는 것은 어쩌면 도전이었다. 잔잔하며 고요한 파장으로 연애를 그려나가던 그가 역동적이며 과감한 삼각관계를 표현해내는 것 역시도 도전이었을 것이고. 주인공이 3명이었던 것도 그러고 보니 처음이다.
"분명 이 작품은 이제까지 내가 다뤘던 영화와는 다르다. 감정들이 세지 않나. 소설을 보면 심리묘사들이 굉장히 섬세하다. 그래서 감독들이 자꾸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구나 했나. 계속해서 새로운 사건이 등장하는 것과 한 인물이 그것을 계속 끌고나가는 것도 다채로웠다.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싶었다."
장백지는 그런 허진호 감독에게 용기있다고 했단다. 한국감독이 이미 한 차례 만들었는데 다시 만든다는 점에서다. 그만큼 허진호 감독은 이 소설에 빠졌던다는 말인데, 무엇이 멜로의 거장을 유혹했던 것일까?
"아주 예전의 소설인데도 지금 읽어도 연애에 대해 배우게 되더라. 농담으로 장동건 씨랑 이 소설을 좀 더 빨리 읽었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랬다면 연애를 좀 더 잘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소설은 실제로도 과거 연애 교과서이기도 했다. 18세기 프랑스 혁명 시기 화려하면서 부패하고 퇴폐적인, 사랑으로 게임을 하는 쾌락적인 시기가 1930년대 상하이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으로도 이어지면서 '이거 영화로 해보자' 했었다."
그렇게 착수하게 된 영화는 국내 톱스타 장동건도 유혹했고, 장백지와 장쯔이 세 명의 아시아 스타를 한 자리에 모이게 했다. 이제는 드라마 '신사의 품격'으로 익숙해졌지만, 이 영화를 찍을 때만 해도 반듯함의 대명사였던 장동건은 옴므파탈로 분했고 청순미의 대명사 장백지는 팜므파탈로, 그리고 장쯔이는 정숙하고 정갈한 여인으로 변신했다. 열거한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개봉은 11일.
[허진호 감독(위)와 영화 '위험한 관계' 스틸 사진. 사진=부산 유진형 기자zolong@mydaily.co.kr, 시네드 에피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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