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는 지난 4년 연속 첫 관문에서 미끄러졌다. 2009년과 2010년엔 1승과 2승을 하고도 연이어 3연패하며 역스윕을 당했다. 당시 상대는 공교롭게도 현재 준플레이오프 파트너 두산이었다.
롯데는 9일 2차전마저 승리하면서 2년 전과 똑같이 시리즈 전적 2-0으로 앞섰다. 코너에 몰린 두산 김진욱 감독이 2차전 패배 이후 “2년 전 2패를 하고도 3연승했으니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할 정도로 두산은 2년전 추억을 떠올리며 위안을 삼고 있다. 하지만, 두산이 위안을 삼기엔 현재 롯데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 시즌 막판 헤매던 롯데 아니다, 전력 최대치로 레벨업
롯데는 9월 중순 이후 7연패와 5연패를 연이어 맛보면서 2위에서 4위까지 미끄러졌다. 답답한 타선에 믿었던 불펜마저 균열 양상을 보이며 투타 사이클이 최저치를 찍었다. 부상병마저 속출하며 객관적인 전력도 뚝 떨어졌다. 그땐 롯데엔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추석 이후 조금씩 전력을 추슬렀다. 부상병이 속속 복귀했고, 타선도 조금씩 기지개를 켰다. 시즌 막판 바닥을 찍은 뒤 좋은 흐름이 준플레이오프에 그대로 이어졌다. 침체에 빠졌던 불펜투수들은 큰 경기 경험 부족을 딛고 씩씩하게 호투 릴레이 중이고, 두산에 비교 열세라던 선발투수들도 의외로 잘 해내고 있다. 특히 2차전 선발 쉐인 유먼은 발가락 부상에 숙부상으로 인한 미국행 등이 겹쳐 상당히 불안했지만, 쾌투하며 걱정을 날렸다. 타선도 필요할 때 집중력 있게 점수를 뽑아내는 능력이 돋보인다. 특히 2차전서 문규현의 동점 적시타와 용덕한의 결승 솔로포는 적은 찬스 속에서 딱 필요할 때 나온 한 방이었다.
지금 롯데의 전력은 그들이 뽑아낼 수 있는 최상에 가깝다. 강민호가 빠졌지만, 3차전서 선발 출전 가능성이 있다. 설령 강민호가 빠지더라도 준플레이오프 들어 펄펄 날고 있는 용덕한이 있어 전혀 전력 누수가 없다. 자연스럽게 롯데 특유의 흥이 살아났다. 객관적 전력이 탄탄한 가운데 흐름마저 롯데 편이다.
▲ 업그레이드 된 세밀한 야구
롯데도 어느덧 5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 사이 8개 구단은 급속도로 세대교체가 진행됐다. 롯데만큼 큰 경기 경험이 많은 팀도 많지 않다. 오히려 베테랑들과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진 두산이 롯데보다 승부처에서 더 떨고 있다. 롯데는 지난 4년간 처절한 가을야구 첫 관문 탈락의 쓴맛을 보며 단기전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 조금씩 익히고 있다. 작은 흐름조차 놓치지 않으려면 세밀한 작전야구와 팀 플레이가 필수적이다. 지난 4년간의 경험에서 우러러 나온 업그레이드 된 세밀한 야구다.
1차전 니퍼트 유인구 참기, 손아섭의 번트 등도 놀라웠지만, 2차전 9회말 1점 앞선 상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무조건 1점을 지켜야 하기에 수비가 중요했다. 1차전 4실책이 무색할 정도로 2차전서 롯데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은 높았다. 무사 1루에서 윤석민의 번트를 완벽한 수비로 더블플레이 처리하며 승부를 갈랐다.
100% 수비와 유사했다. 무사 1루에서 타자가 희생번트 모션을 취할 때 1,3루수가 홈으로 대시하고 유격수와 2루수가 2루와 1루를 커버해 선행주자를 아웃 시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윤석민의 번트에 포수 용덕한이 재빨리 3루수 황재균에게 사인을 보냈고, 황재균은 재빨리 대시했다. 타구를 잡은 황재균은 2루커버에 들어간 유격수 문규현에게 공을 던져 대주자 민벙헌을 아웃시킨 뒤 윤석민마저 1루에 잡아내며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만약 황재균이 뒤늦게 대시해 타구를 투수 정대현이 잡았더라면 돌아서서 2루에 송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더블플레이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롯데는 두산보다 세밀한 플레이에서 한 수 위다.
▲ 결정적 믿을 구석, 확고한 불펜 우위
결정적으로 롯데가 두산보다 불펜에서 한 수위다. 준플레이오프 전부터 이것만큼은 확고했는데, 1~2차전서 그대로 입증됐다. 두산은 선발진이 좋지만, 마무리 프록터에게 리드를 이어줄 불펜투수가 부족하다. 홍상삼 외엔 사실상 믿을맨이 없다. 하지만, 홍상삼마저 1~2차전서 연이어 홈런포를 맞고 주저앉았다. 당장 3차전 불펜 운용이 난망한 두산이다.
반면 롯데는 정대현과 김사율의 더블스토퍼 체제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두개의 축에 김성배, 최대성의 우완, 강영식, 이명우의 좌완 등 짜임새에서 두산을 압도한다. 1~2차전서 롯데가 연이틀 종반에 역전 드라마를 쓴 건 불펜진이 두산 공격의 예봉을 꺾었기 때문이다. 불펜진의 호투가 분위기를 다잡아주지 않았다면, 1차전 박준서와 손아섭, 2차전 문규현과 용덕한이란 히어로는 결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단기전의 8할이라는 불펜의 힘, 지난 4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부상자가 있는 두산에 비해 최대치를 발휘하고 있는 객관적 전력, 확실히 업그레이드가 된 세밀한 야구와 두산을 압도하는 불펜의 힘까지, 이번만큼은 롯데가 허무하게 역스윕을 당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지난 4년간 단기전 패배 속에서 내성을 키워온 롯데가 2009년, 2010년 두산에 받은 상처를 앙갚음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들의 21세기 포스트시즌 첫 관문 통과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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