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소간지'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진 소집섭이 더 '간지'(일본어 칸지에서 유래된 말로, '폼 나다' '멋지다' 등의 뜻으로 쓰인다)나게 돌아왔다.
소지섭은 영화 '회사원'(감독 임상윤)에서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아 회사에서 가장 신임 받는 직원인 지형도 역을 맡았다. 그는 회사가 자신 인생의 전부인 줄 아는 인물로, 묵묵히 회사에 몸 받쳐 일하던 중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라훈(김동준)을 만난 후 회사 밖의 또 다른 인생을 꿈꾸게 된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소간지 그 자체다. 다른 건 몰라도 소지섭을 보는 재미만은 확실하다. 수트를 기막히게 소화해내는 소지섭의 수트 차림을 질리도록 볼 수 있고, 긴 팔과 다리를 이용한 그의 팔딱 거리는 액션신은 물론 총을 갈겨대며 남성미를 방출하는 소지섭의 모습까지, '소지섭 선물세트'가 러닝타임 96분 동안 쉴 새 없이 쏟아진다.
심지어 주방 싱크대에 기대 서서 즉석밥을 먹는 모습까지 CF의 일부분으로 여겨질 정도니 소지섭이 화보 찍는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의 팬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영화가 될 전망.
'회사원'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액션신이다. 보통 액션신에 들어있기 마련인 격한 감정이 배제돼 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이 그들의 업무인 만큼 냉정하고 차분할 뿐 아니라 어느 영화보다도 프로패셔널한 액션신을 선보인다. 러시아 특수부대의 무술인 시스테마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액션신들은 날 것 그대로의 액션을 보는 느낌을 안긴다. 영화 말미 방탄조끼를 입고 '절대 킬러'로 변신한 소지섭을 제외하면 액션신이 등장하는 내내 긴장하며 스크린에 빠져들 수 있다.
액션영화인 만큼 탄탄한 스토리까지 바라는 건 무리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회사원'의 스토리는 아쉬움을 남긴다. 회사원으로서 그의 모습이 공감가긴 하지만 5년 만의 스크린에 컴백한 이미연과의 멜로는 빈약하고 스크린에 데뷔한 김동준에게 애착을 느끼는 이유도 잘 설명되지 않는다.
소지섭과 비견될 만한 인물은 곽도원이다. 곽도원은 '역시'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소지섭의 영화가 돼버린 '회사원'에서 극의 설정이나 연기, 모든 면에서 소지섭을 위협한다. 드라마 '유령'에서 인간적이면서도 귀여운 권혁주 팀장으로 등장했던 곽도원은 형도에게 넘버 투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권종태로 출연, 비열하면서도 탐욕스러운 인물을 때려주고(?) 싶을 만큼 실감나게 표현해 냈다. 러닝타임 96분, 청소년관람불가. 11일 개봉.
[영화 '회사원' 스틸컷. 사진 = 쇼박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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