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부산 배선영 기자] 김기덕 감독을 위한 행사가 후반부를 향해 달려나가는 부산영화제의 밤을 밝혔다.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는 김기덕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부산시장인 허남식 조직위원장과 김동호 명예위원장 주최로 열렸으며, 마침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터라 영화계 관계자들이 많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여러 신인배우들도 이 자리를 찾았으며, 감독들도 자리해 김기덕 감독을 축하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에 대한 축하는 마땅한 일이었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최고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오랜 시간동안 우리 영화 시장에서는 관객의 외면을 받은 영화가 거둔 성과기에 그 의미는 각별했다. 김기덕 감독 본인 역시 여러차례 공식석상에서 대형배급사의 독점 탓에 생기는 저예산 영화들의 소외감에 분통을 터뜨리지 않았나.
그러나 그래서 더 아쉬움 점도 존재하는 자리였다. 바로 똑같이 베니스에서 상을 받았던 전규환 감독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점이다. 영화 '무게'로 그는 올해 베니스에서 퀴어라이온 상을 수상했다. 퀴어라이온 상은 성 소수자와 퀴어 문화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작품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전규환 감독은 영화 '무게'를 통해 돈을 주고도 여자를 살 수 없는 곱추 남자와 성 정체성이 남다른 남동생과의 구슬픈 로맨스를 다뤘다.
이들 외에 단편영화의 황금사자상에 해당하는 오리종티 단편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유민영 감독의 '초대'도 있지만 올해 부산에는 진출하지 못했으니 논외로 하더라도 '무게'는 분명 부산에까지 진출했으며 이날 자리에도 전규환 감독이 참석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여러모로 아쉽다.
전규환 감독에게 슬쩍 "감독님을 위한 리셉션이기도 한데요"라고 말하자, 그는 씁쓸한 듯 웃을 밖이었다.
김기덕 감독의 수상 그리고 뒤늦게야 그에게 축포를 쏘아올리는 한국영화계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 보여준 단편적인 예였다.
[전규환 감독. 사진=트리 필름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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