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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베이징 이용욱 특파원]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중국의 작가 모옌(莫言·57)이 12일 고향인 산둥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용 작가설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모옌은 이날 오후 중국 산둥(山東)성 가오미(高密)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옌안문예강화(延安文藝講話)와 관련 "자신은 마오쩌둥의 문예노선을 돌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하며 어용 작가설에 반박했다고 중국신문(中國新聞)망, 펑황(鳳凰)망 등이 보도했다.
모옌은 중국작가협회 부주석 직을 맡고 있으며 반체제적 시각에서는 어용 작가로서 권력의 입장에 서서 중국을 서술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80년대부터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의 정감, 운명을 작품에 담아 왔고 나의 소설은 계급과 정치의 경계를 뛰어넘는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나의 작품은 대부분 사회의 불공정한 현상에 대하여 무정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모옌은 "마오쩌둥의 '옌안문예강화'를 근래 한 행사에서 베껴썼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창작과 이는 모순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옌안문예강화'를 자신이 줄곧 돌파해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모옌은 "'강화'는 역사적 문헌이고 그것이 생겨난 데는 역사적 필연성이 있다"면서 "당시의 역사적 배경 아래서 그것은 부패한 정권을 전복하는 데 적극적인 작용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늘날 다시 보면 문학과 정치의 관계를 과도하게 강조했고, 문학의 계급성을 과도하게 강조한 반면 문학의 인성적 측면을 홀시하는 등 확실히 거대한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우리 세대의 작가들은 80년대부터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창작의 실천 속에서 이러한 점들을 돌파해왔다"고 설명했다.
"나를 비평하는 사람은 내 책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한 그는 "직접 나의 작품을 읽어본다면 내가 거대한 압력과 위험 하에서 글을 써왔다는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민중의 삶을 관찰과 환상으로서 작품 속에 녹여내는 데 천착해온 모옌은 넓은 범위에서 현실주의를 출발점으로 하는 작가다. '옌안문예강화'는 공농병(工農兵) 문학의 길을 열며 1940년대 문화정풍운동(文化整風運動)의 개시를 상징한 마오쩌둥의 문예강연이다. 마오쩌둥 선집 제2권에 수록돼있다.
11일 중국 리창춘 상무위원은 "개혁개방과 현대화 건설의 신속한 발전으로 중국문학이 거대한 창조적 활력을 뿜으며 광대한 중국작가들이 인민생활과 민족전통의 두터운 토양에 기반해 중국특색, 중국풍격, 중국기백의 우수 작품들을 창작해왔으며 모옌이 대표자 중 한 명이다"고 모옌의 수상을 축하했다.
모옌은 마지막으로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있을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자신이 꼭 참석할 것이며 어떤 말을 할지는 현재 생각 중에 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연 모옌. 사진출처 = 봉황망 보도 캡처]
성보경 기자 ballinb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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