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대현과 SK 타자들, 이번 플레이오프의 하이라이트다.
플레이오프를 눈앞에 둔 SK는 롯데의 성장한 중간계투진에 주목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공격과 수비에서의 세밀한 플레이가 성장했지만, 아직 SK에 비해선 2% 부족하다는 걸 롯데도, SK도 잘 알고 있다. SK로선 롯데의 지키는 야구에 말려들 경우 결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행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그 중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존재는 단연 정대현이다.
▲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
정대현은 SK 지키는 야구의 핵심이었다. 작년 플레이오프만 해도 롯데 타선의 무력화에 앞장섰다. 하지만, 프로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다. 정대현은 이제 친정팀 SK 타자들을 상대로 롯데표 지키는 야구에 앞장선다. 롯데가 준플레이오프서 사실상 포스트시즌 정대현 마무리 체제를 굳혔기 때문에 SK도 정대현을 넘지 못하면 한국시리즈도 없다는 걸 잘 안다.
정대현과 SK 타자들은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 때문에 언뜻 보면 정대현에게 유리하게 보이기도 한다. 3할의 예술인 타격은 바꿔 말해 정대현이 7할의 확률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그렇지도 않다. 정대현은 올 시즌 SK전 2경기서 1승을 챙겼지만, 평균자책점은 4.15에 이른다. 올 시즌 그의 2실점이 모두 SK 타자들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8월 16일 부산 경기. 5-3으로 앞선 SK의 8회초 공격. SK 클린업트리오 최정~이호준~박정권을 상대로 정대현이 등장했다. 최정은 신중하게 볼을 골랐다. 10구 접전 끝 볼넷. 어지간해서 제구가 흔들리지 않는 정대현이지만, 최정의 선구안이 빛났다. 이어 이호준이 초구에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렸고, 박정권의 내야안타와 정근우의 번트로 2점을 뽑았다.
당시 SK 타자들은 최정을 제외하곤 적극적인 타격을 했다. 볼 카운트 싸움을 해봤자 노련한 정대현을 당해낼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정대현이 SK 타자들의 속성을 잘 알고 있지만, 실상 SK 타자들은 여전히 정대현을 상대해본 경험이 적다. 때문에 SK 타자들로선 속전속결 공격이 오히려 정대현을 몰아치는 데 효과가 있었다.
▲ 정규시즌과는 다른 PO
하나 눈 여겨 볼 점이 있다. 정대현이 SK에 2점을 내줄 땐 그가 3일 연속 투구를 했던 상황이었다. 부상을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몸이 100% 상태는 아니었다. 이후 정대현은 점점 구위를 끌어올려 포스트시즌서는 30개 투구와 이틀 연투가 가능하다. 준플레이오프서 예열도 마쳤다. 3일이라는 꿀맛 같은 휴식도 취했다. 이는 플레이오프서 SK 타자들이 정대현을 공략하기가 더더욱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어쨌든 SK로선 정대현을 넘지 못할 경우 한국시리즈 진출도 없다. 경기 후반 박빙 승부에선 무조건 마주친다고 봐야 한다. 초반부터 타격이 폭발해 정대현을 상대하지 않고 이기는 게 최상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반대로 정대현도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며 SK 전력분석팀에 투구 패턴이 노출됐을 것이다. 강민호 혹은 용덕한과 함께 새로운 전략을 짤 필요도 있다.
1차전 첫 맞대결에 따라 2차전 이후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될 것이고 승자가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정대현과 SK 타자들의 흥미로운 만남이 2일 앞으로 다가왔다.
[투구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정대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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