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도스키는 없다. 롯데는 1~2차전을 잡아야 한다.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가 16일 인천에서 막을 올린다. 15일 발표된 출장자 명단에서 SK는 데이브 부시, 롯데는 라이언 사도스키가 빠졌다. 전적으로 롯데에 손해다. SK는 부시가 제외되더라도 1차전 선발 김광현을 시작으로 윤희상, 송은범, 마리오 산티아고, 채병용까지 선발감이 즐비하다. 하지만 롯데는 1차전 선발 쉐인 유먼과 2차전 선발로 예상되는 송승준을 제외하면 부산에서 열릴 3차전 이후 마땅히 낼 선발투수가 없다.
따라서 롯데는 확실한 카드인 유먼과 송승준이 나오는 인천 1~2차전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이후 판세는 SK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전이 되면 체력전 만으로도 SK가 유리한데다 선발 대결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롯데로선 설령 1~2차전을 모두 잡지 못하더라도 흐름만큼은 SK와 팽팽하게 가줘야 한다.
▲ 롯데, 1-2차전 사활 걸어야 할 이유
롯데는 3~4차전 선발 대결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고원준이 3차전 혹은 4차전 선발로 나와서 호투하지 못하거나 1차전 선발 유먼을 4차전에 다시 내지 않는 한 그렇다. 롯데 불펜진의 준플레이오프 피로까지 겹치면 SK가 3차전 이후엔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롯데는 인천 1~2차전에서 모두 이긴다면 3~4차전서 어떻게든 총력전을 통해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현 마운드 사정상 반전은 쉽지 않을 듯 보인다.
롯데는 꼭 2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1~2차전을 통해 SK와 대등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SK가 최대한 부담을 안고 싸울 수 있다. 수비와 세밀한 플레이, 작전상의 약점을 뛰어넘는 파괴력을 보여줘야 한다. 롯데 특유의 힘 있는 타격으로 SK 마운드에 최대한 부담을 안겨야 한다. 정규시즌서 10승 9패로 앞섰던 것도 SK의 약점을 파고들었다기 보다 롯데만의 강점을 살린 결과다. 1~2차전서 1패를 하더라도 끝까지 타격으로 물고 늘어져야 한다.
▲ 유먼과 송승준이 길게 가줘야 한다
롯데가 1~2차전서 흐름을 SK에 내줄 경우 반전은 쉽지 않다. 다행히 롯데로선 1~2차전만 놓고 보면 밀릴 이유가 전혀 없다. 쉐인 유먼은 올 시즌 김광현보다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호투하며 큰 경기서 흔들리지 않았다. 송승준도 1차전서 5회를 채우지 못했으나 수비 실책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지 못했던 탓이 컸다. 그는 4차전 구원 등판서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SK가 2차전 선발투수로 누구를 내든 롯데가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계산은 초반 흐름을 잡을 수 있다는 뜻. 이는 1~2차전서 불펜을 최대한 아낄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물론 단기전 특성상 선발이 조금만 흔들릴 경우 바로 불펜 운용에 돌입할 것이다. 하지만 양 감독은 플레이오프 롯데 마운드 사정상 유먼과 송승준이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6~7회 이상 끌고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야 불펜도 최대한 아끼고 흐름도 잡을 수 있다.
▲ 홍성흔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정신이 필요하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복기해보자. 홍성흔은 4회말 0-2로 뒤진 무사 2루 찬스에서 3유간 깊은 타구를 날린 뒤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세이프. 비록 롯데는 4회에 추격 점수를 뽑지는 못했지만 이후 덕아웃 표정은 “힘들겠다”에서 “할 수 있다”로 바뀌었고, 8회 거짓말같이 동점을 만들었다. 홍성흔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동료를 향한 무언의 액션이었다. “쉽지 않지만 할 수 있다, 해보자”는 메시지였다.
롯데는 플레이오프서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사도스키가 빠져 선발진 무게가 SK로 좀 더 기울어진 현실, 부산으로 내려갈 땐 체력전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그러나 분위기까지 밀리면 안 된다. 전력상 밀릴 이유가 없는 1~2차전서 좀 더 강인한 멘탈로 SK를 몰아쳐야 한다. 그래야 SK가 위축되고 롯데가 특유의 흥을 살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롯데는 인천에서 필사즉생의 각오가 필요하다.
[플레이오프 명단에서 빠진 사도스키(위),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홍성흔(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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