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민과 진명호의 역할이 중요하다.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가 16일 인천에서 개막된다. 선발진 물량이 넉넉하지 못한 롯데는 손목 부상을 입은 라이언 사도스키가 빠졌다. 단기전 승부의 절반 이상이라는 마운드 싸움에서 절대적인 마이너스 요소다. 하지만 절망적인 건 아니다. 이정민과 진명호를 보강해 오히려 SK보다 1명 많은 12명으로 투수 엔트리를 짰다. 불펜 운영만 잘 하면 오히려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 선발·셋업맨 사이에서 버텨줘
롯데는 1차전서 에이스 쉐인 유먼을 내세운다. 2차전은 송승준이 유력하다. 이후론 섣부른 예상을 할 수 없다. 다만 3차전서 고원준, 4차전서는 다시 유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확실한 선발감이 없기 때문에 3선발 체제로 가면서 불펜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양승호 감독의 불펜 운영이 더욱 중요해졌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돌아보면 선발 고원준이 초반 두산 타선을 압도하지 못하자 곧바로 송승준이 투입됐다. 송승준이 두산 타선을 4이닝 넘게 효과적으로 막아내면서 두산의 흐름도 막혔고, 결국 후반 역전 발판이 마련됐다. 롱릴리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만큼 단기전서 선발과 셋업맨, 마무리를 잇는 허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플레이오프서 이런 역할을 이정민과 진명호가 해내야 한다. 둘은 사도스키의 몫을 분담하게 됐다. 선발진이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만큼 두 사람이 셋업맨에게 마운드를 넘겨줄 때까지 2~3이닝 이상 버텨준다면 롯데의 마운드 운용은 수월해진다. 이미 롯데는 이승호라는 훌륭한 좌완 롱릴리프를 보유 중이다. 두 우완 롱릴리프가 구색을 맞춰준다면 SK 마운드에 밀릴 이유는 없다. 컨디션이 좋다면 둘 중 1명은 4차전 선발 투입 가능성도 있다.
▲ 비밀병기들, SK에 강했다
롯데로선 믿는 구석이 있다. 이정민과 진명호가 정규시즌서 SK에 강했다는 사실이다. 이정민은 올 시즌 1승 3패 평균자책점 5.18을 기록했다. 구원으로 9경기, 선발로 5경기를 나왔으나 큰 활약을 선보이진 못했다. 하지만 SK전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올 시즌 그의 유일한 승리가 바로 8월 29일 인천 경기였다. 당시 그는 이용훈 대신 선발로 나서 8이닝 9피안타 1실점으로 SK 타선을 압도했다. 올 시즌 SK전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0.93에 불과하다.
진명호도 올 시즌 2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5다. 기여도가 높진 않았다. 하지만 그는 선발보다 구원으로 나섰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했다. 선발로 5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8.83이었으나 구원 18경기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27로 특급 피칭을 했다. SK전서도 3경기 7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29였다. KIA전 2경기 평균자책점 0에 이어 상대팀 중 두 번째로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양승호 감독은 두 사람이 SK에 강했다는 걸 감안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넣었다. 하지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SK는 이미 두 사람의 플레이오프 합류 가능성을 인지하고 철저한 분석을 마쳤을 것이다. 자주, 규칙적으로 나온 투수가 아니었기에 정규시즌서는 무력했지만 포스트시즌은 타격 집중도 자체가 다르다.
그래도 롯데로선 최상의 선택을 했다. 양 감독은 선발진에서 밀리는 걸 만회할 방법이 없기에 양, 질에서 밀리지 않는 불펜을 더욱 보강했다. 더구나 이정민이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라는 점, 진명호가 선발보다 오히려 롱릴리프 등판 성적이 좋았다는 점에서 포스트시즌 활약도 기대가 된다. 두 사람이 지난 1999년 이후 13년 만에 롯데의 한국시리즈 행을 이끌 황금열쇠가 될지도 모른다.
[롯데 플레이오프의 비밀병기인 이정민(위)과 진명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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