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10개의 탈삼진도 인상적이었지만 이에 못지 않게 볼넷 숫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왔다. 김광현은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1사사구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의 트레이드마크는 150km를 넘나드는 직구와 140km대까지 나오는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한 시원시원한 투구다. 비록 제구력은 완벽하지 않지만 힘있는 공을 앞세워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한다.
하지만 올시즌 김광현의 투구에서 이러한 모습을 자주 보기는 힘들었다. 부상으로 인해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고 김광현 본인 역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다. 때문에 시즌 막판 구위가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이자 4실점을 했음에도 만족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김광현은 완벽에 가까웠다. 구위는 최고구속 151km, 슬라이더 최고구속 141km까지 나올 정도로 가장 좋을 때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를 바탕으로 탈삼진 10개를 솎아낼 수 있었다. 이는 1989년 선동열(당시 해태·11개)에 이어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보다 더 주목할 점은 사사구 숫자다. 이날 김광현은 6회까지 볼넷을 단 1개만 허용했다. 특히 5회까지는 무사사구였다. 그렇다고 롯데 타자들이 원래의 모습처럼 적극적인 공격을 한 것도 아니다. 준플레이오프 두산과의 대결에서처럼 '눈 야구'를 선보였다.
이날 롯데 타자들은 첫 14명의 타자가 김광현의 초구에 배트가 나가지 않았다. 결국 이날 김광현과 맞선 23명의 타자 중 초구에 배트가 나간 선수는 단 3명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롯데가 재미를 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첫 8명의 타자 중 7명이 초구에 볼을 골라냈다. 하지만 이내 김광현은 다음 공에 스트라이크를 연결시켰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조성한 뒤 삼진을 솎아냈다. 풀카운트 상황에서도 쉽사리 흔들리지 않았다.
덕분에 김광현은 롯데의 눈 야구 속에서도 6이닝을 소화하며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100% 해냈다.
구위 회복과 함께 롯데의 눈 야구 격파. 김광현이 얻은 두 가지 소득이다.
[탈삼진을 기록한 뒤 포효하는 김광현. 사진=문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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