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조중연 회장이 외부세력들의 간섭에 대해 우려의 목소를 나타냈다.
조중연 회장은 17일 대한축구협회 사내 통신망에 게재한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불출마 의사를 정식으로 표명했다. 조중연 회장은 "이제 저의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이번 회장 임기를 끝으로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또한 "국내적으로도 초중고 리그와 유소년클럽 리그, U리그, WK리그가 출범하고, 프로축구 승강제의 도입이 결정되어 저변확대와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틀이 마련되어 가고 있는 점도 우리 축구의 큰 성과라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년동안 한국 축구의 존재 이유와 기본 목적에 부합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축구인과 협회 임직원 여러분들이 애써 주신데 대해 저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조중연 회장은 "하지만 이러한 성과와 노력이 도외시된 채, 축구 외적인 문제로 비난받고 축구협회장이 국회에 불려나가는 현실에 대해서는 참으로 유감스런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어 "축구협회에 몸담고 있는 동안 국회에 증인으로만 세 번 출석 요청을 받았다. 2002 월드컵 4강 이후인 2005년에 증인으로 처음 출석하였는데, 당시 더 이상 축구협회에 있기 싫어서 실무부회장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올림픽 동메달을 따고 나서 축구가족들과 함께 그 기쁨을 누리지도 못한 채 국회에 출석해야만 했다. 그때 축구에서 발생한 문제 때문에 금메달, 은메달을 따고도 축제의 기쁨을 더 크게 누리지 못한 타 종목 선수들과 대한체육회에도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조중연 회장은 "이번에 세 번째로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는데, 2005년 처음 그 자리에 섰을 때의 생각이 많이 든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축구가 커다란 성과를 내고 나면 꼭 국회에 불려 나가는 일이 생기는 현실에 대해 늘 의아하고 아쉽게 생각한다"며 "FIFA와 국제축구계는 축구가 정치 또는 외부 집단으로부터 철저하게 독립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매우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는 많은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얻은 경험이자, 스포츠의 기본 정신에서 나온 철칙이다. 우리는 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요구하는 국회 출석, 자료 제출 등이 축구 발전을 위한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것만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축구를 축구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시도되는 통제나 간섭이, 마치 축구에 대한 관심인 양 포장되어 축구계를 흔드는 일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조중연 회장은 "한국 축구를 발전시키는 일이 대한축구협회장의 임무이므로, 그러한 역할에서 미흡하다는 질타가 있다면 저는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세간의 관심에 편승하여 가해지는 부당한 요구나 다른 목적를 가진 비난이라면 수용할 수 없다. 향후 누가 대한축구협회장이 되든 협회의 독립성이 훼손되거나 외부의 불필요한 간섭을 받는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임직원 여러분들의 각별한 노력을 당부 드린다"는 부탁의 말을 전했다.
[조중연 회장]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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