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민병훈 감독과 배우 유준상, 17년을 알고 지낸 지기가 뭉쳤다. 연기력에 대해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김지영도 합세했다.
영화 '터치'는 부부의 일상을 훑는 영화다. 그런데 이 부부 평범하지는 않다. 겉보기엔 멀쩡한데 알코올중독자인 남편은 가장 노릇을 제대로 못한다. 아내는 병원에서 일하며 그런 남편과의 하루하루를 참아내며 살아가는데, 돈을 벌기 위해 해서는 안될 짓들도 한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환자들을 무연고자로 속여 요양원에 입원시키는 과정에서 가족에게 돈을 받는 것이다.
극이 진행될수록 이들 부부의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 마냥 꼬여간다. 유준상은 술을 먹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을 차로 받아 도주하는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내고, 김지영은 남편의 합의금 마련을 위해 돌보던 노인의 성적 요구를 받아주다 병원에서 쫓겨난다.
'국민남편'에 등극한 배우 유준상이 애증의 남편을 연기했다는 것만으로도 눈길이 가는 영화다. 여기에 토해내는 숨 하나만으로도 보는 이의 심장을 옭죄는 듯한 열연을 선보인 김지영은 박수를 받을 만 했다.
'터치'는 영화란 오락이라 생각하는 관객들에게는 비추한다. 웃고 떠들 생각으로 스크린을 마주했다간 그동안 외면했던 참혹한 현실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의 면면을 짚어내고 있는 만큼 관객들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상황들을 목격하게 된다. 부모를 버리는 자식, 어린 아이를 성추행하고 위독한 어머니를 방치하는 학생, 도움을 요청하지만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 등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어딘가 있을 법한 군상들이 가슴을 갑갑하게 만든다.
게다가 '터치'는 불친절하기까지 하다. 상영시간을 100분 내외로 만들기 위해 관객에 일일이 설명하기 보다는 과감히 생략하는 쪽을 택했고, 영화가 주는 불편함, 쉴새 없이 관객을 몰아치는 김지영의 연기 등과 어우러져 더욱 관객을 괴롭히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민병훈 감독은 희망의 씨앗을 심어놓는 것을 잃지 않았다. 영화 말미 변화하는 인물들을 보고 있자면 인간다움의 참의미와 극 중 인물들 뿐 아니라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피어나는 희망의 불씨를 느낄 수 있다. 러닝타임 99분. 청소년관람불가. 내달 8일 개봉 예정.
[영화 '터치' 스틸컷. 사진 = 민병훈필름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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