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포스트시즌 4승이 모두 역전승이다. 계투진에서 우위를 점한 '양떼 불펜'의 활약이 역전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불펜의 힘은 지키는 야구에 있다. 득점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5-4 역전승을 거두면서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여전히 힘겨운 승리였다.
롯데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차례 모두 접전 끝 역전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올라왔다. 공격야구가 사라진 롯데는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는 상대 계투진이 자멸한 결과였다. 롯데가 1-4로 뒤진 7회초 엄정욱(SK)이 수비 실책에 이어 폭투를 던지며 흔들린 것이 동점의 빌미가 됐다. 연장 10회 결승 득점이 된 정훈이 얻어낸 밀어내기 볼넷 역시 공격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정우람(SK)은 10회에만 사구와 고의4구를 포함해 3개의 사사구를 헌납했다.
이와 반대로 SK의 불펜이 호투한 1차전에서 롯데는 마찬가지로 계투진이 실점을 내주지 않았지만 이미 빼앗긴 리드를 찾아오지 못했다. 지키는 야구의 한계였다. 화끈한 공격야구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롯데의 모습이 아쉬운 이유이기도 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롯데는 맥이 끊긴 타선의 흐름과 중심타선의 부진이 반복됐다. 1차전에서 적시타 포함 홀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분투했던 손아섭은 2차전에서 번번이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1회 첫 타석에서 유일하게 안타를 때렸으나 곧바로 도루자를 기록했고, 나머지 5타석에서는 모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삼진이나 범타에 그쳤다. 그 중 4차례는 주자가 2루나 3루에 나가 있는 득점 찬스였다.
그리고 그 결과 4번 타자 홍성흔은 6회까지 3차례 타석에서 모두 선두타자로 나섰다. 그나마 홍성흔은 0-2로 뒤진 2회초 추격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해결사' 역할을 해야 될 홍성흔이 계속해서 선두타자로 나선 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결국 홍성흔의 안타는 2회 솔로포가 유일했고, 7회 이후에는 2번의 타석에서 모두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번트 실패 등 위축된 플레이를 보여준 박종윤은 플레이오프에 와서도 자신감을 되찾지 못한 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차전에서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안타 타이를 기록한 전준우(4타수 4안타 1사구)와 1번 타자로 제 몫을 한 김주찬(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의 활약이었다. 하지만 상하위 타선의 활약이 득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심타선의 '한 방'이 더욱 필요하다.
남은 시리즈에서 '벌떼 야구'의 대명사인 SK 계투진에게 2차전과 같은 모습을 다시 기대하기는 힘들다. 강해진 롯데의 불펜과 뒷심은 높이 살 만 하다. 하지만 결국 롯데의 플레이오프 향방은 팀 색깔이자 강점인 공격야구가 살아나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다.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 득점 찬스에서 범타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인 박종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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