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6년', '남영동 1985',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대선을 앞둔 가을이라 그럴까.
정치적 소재의 영화들이 줄을 지어 극장문을 두드린다. 전례없이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제작비 6억원을 조달한 영화 '26년'과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의 올해 2번째 작품 '남영동 1985', 그리고 의외로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까지도 80년대 정치권을 돌이키게 만드는 요소가 다분하다.
먼저 '26년'은 1980년 광주의 비극과 관련된 인물들이 그로부터 26년 뒤 '그 사람'을 암살하기 위해 모이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 액션극이다. 2008년부터 수 차레 제작이 무산된 바 있지만, 결국 올해 관객들이 직접 제작비를 기부하는 소셜 펀딩 방식으로 제작비를 조달했고 7월 크랭크인, 지난 10일 크랭크업했다. 강풀의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배우 진구, 임슬옹, 한혜진, 이경영, 장광 등이 출연한다.
촬영 현장을 방문한 원작자 강풀은 "다른 영화 현장 분위기도 으?X으?X 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26년'을 향한 배우와 스태프들의 집중력과 몰입도는 상당해 가까이 가서 장난칠 수도 없는 분위기였다"라며 현장의 풍경을 전했다. 어려움 끝에 빛을 보는 작품인만큼, 그 결과에 대한 관심도 높다. 11월 29일로 개봉일을 확정했다.
상반기 '부러진 화살'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정지영 감독이 올해 하반기 극장가에 또 한 번의 충격요법을 불사한다. 이미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남영동 1985'의 여파는 상당했다. 80년대 군부정권 시절 참혹한 고문을 당한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실화를 다뤘다. 고문에 대한 참혹하면서도 디테일한 묘사가 관객을 옥죈다.
정지영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선후보를 다 초청 하고 싶다. 물론 초청에 응해줄 진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사의 아픔을 여과없이 그려낸 작품이 정치적으로도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박원상, 이경영, 명계남, 이천희 등이 출연한다.
개봉은 11월 말로 예정됐다.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은 앞선 두 작품과는 결을 달리한다. 남몰래 여대생을 짝사랑하는 철가방이 우연히 운동권 학생들의 무리 속에 몸을 던지게 되면서 그려지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정치보다는 순정남의 우직한 멜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80년대를 배경으로한 이 영화는 은근한 풍자로 현대사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종속적인 한미관계, 자본주의로 인한 정치적 쇠퇴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비중있게 그려진다. 학생들과 철가방의 관계가 전복되는 엔딩은 곱씹어 볼만 하다. 한바탕 웃다 어느 새 눈가에 눈물이 핑 돈다는 관객들의 평도 상당수다. 김인권이 '방가 방가'에 이어 2번째 주연에 도전했고, 유다인, 조정석, 권현상 등이 출연한다. 개봉은 25일.
이처럼 세 편의 영화는 제각각의 색감으로 80년대를 들추어내 현재의 우리를 곰곰히 생각해보게 만든다. 정치로 물든 가을의 극장가, 관객들은 어떤 영화를 선호할까?
[영화 '26년' 포스터(왼)와 '남영동 1985'-'26년' 스틸컷. 사진=청어람·아우라픽쳐스·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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