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심창민이 잘 해줬으면 합니다.”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열린 23일 대구구장. 삼성 류중일 감독은 미쳐줬으면 하는 선수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류 감독은 최형우의 이름을 대뜸 먼저 꺼냈다. “최형우가 훈련을 하면서 한국시리즈 MVP는 자기 것이다. 당당히 벼르고 있다. 최형우가 올 시즌 부진했으나 한국시리즈서 잘해주면 손쉽게 갈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이후 진심이 드러났다. 류 감독은 “개인적으론 심창민이 잘해줬으면 한다. 삼성의 미래다. 작년에 1+1으로 선발 마운드를 운용했다. 이번엔 그 역할을 차우찬, 고든, 심창민에게 기대한다. 특히 심창민이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했다.
심창민은 삼성에서 특별한 존재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부상 재활을 거쳐 올 시즌 1군 중간계투로 성장한 사이드암 요원. 류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기회를 풍부하게 줬고 심창민은 겁 없는 피칭을 했다. 올 시즌 성적은 37경기서 2승 2패 1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1.87. 하지만, 시즌 중반 2군으로 떨어진 뒤 확대엔트리 초반에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당시 류 감독은 “심창민이 방심하는 게 눈에 띄었다. 나태하면 누구라도 1군에서 제외한다”라고 했다. 류 감독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방심, 나태다. 삼성 1군 멤버는 워낙 쟁쟁하다. 그래서 더욱 눈에 불을 켜지 않으면 안 된다. 심창민 같은 신인급 선수에겐 두말하면 잔 소리다. 류 감독은 심창민을 누구보다 아끼지만, 그렇기에 채찍질을 가한 것이다. 류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 심창민은 시즌 막판 4경기 연속 무실점하며 정규시즌을 마쳤다.
이젠 한국시리즈다. 류 감독의 선택은 심창민이었다. 삼성은 사이드암 권오준이 9월 초 팔꿈치 미세 통증으로 1군에서 빠졌고,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심창민은 권오준의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경기 중반 상대 오른손 강타자들을 상대한 뒤 안지만, 정현욱 등 셋업맨에게 마운드를 넘겨줘야 한다. 게다가 이번엔 롱릴리프 역할도 맡을 듯하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질 경우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심창민 개인적으로도 야구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 막내가 겁 없는 투구를 한다면, 삼성은 전력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강해질 것이 자명하다. 류 감독의 한국시리즈 키플레이어는 심창민이다.
[심창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