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고동현 기자] 팀 패배와 직결된 득점권 침묵이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최정(SK 와이번스)이 두 차례 득점 찬스를 놓치며 고개를 떨궜다. 최정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출장,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팀 역시 1-3으로 패하며 1차전을 내줬다.
최정에게 2012시즌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프로 생활 중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였던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기 때문. 여기에 타율 .300(13위) 26홈런(2위) 84타점(4위) 20도루(18위) 85득점(2위)까지 타격 전부문 상위권에 올랐다.여기에 리그 최정상급 수비는 두 말 할 필요없다. 이만수 감독은 최정에 대해 천재라고 일컬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듯 올시즌 SK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선수였던 최정이지만 1차전에서의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특히 두 차례 득점권에서의 침묵이 SK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정은 두 번째 타석에서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팀이 0-2로 뒤진 4회초 1사 1루에서 등장한 최정은 1루 주자 정근우가 도루에 이어 상대 송구 실책으로 3루를 밟으며 득점권에 주자를 놓고 타격을 하게 됐다.
볼카운트 역시 2B로 유리한 상황. 하지만 최정은 삼성 선발 윤성환의 3구째를 받아쳐 평범한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SK로서는 모처럼 잡은 찬스에서 흐름이 끊겼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다음타자 이호준이 적시타를 때리며 최정과 SK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두 번째 찬스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최정은 팀이 1-2로 추격한 6회초 1사 2루에서 들어섰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신인 심창민과 만나 초구에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오승환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
아쉬움은 공격에 그치지 않았다. 최정은 수비에서도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7회말 1사 2루 상황. 배영섭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잡아냈다. 2루 주자였던 강명구는 3루에서 멈칫한 뒤 홈까지 파고 들었다.
정근우가 강명구를 잡기 위해 3루로 송구한 상황. 공을 잡은 최정은 강명구가 3루에 있다고 판단, 태그를 하는 자세를 취하며 빠르게 홈 송구를 하지 못했다. 다급한 나머지 송구마저 높으며 강명구를 홈에서 살려줬다. 사실상 쐐기점이었다. 완벽한 최정의 실수는 아니었지만 약간의 주춤함이 결과적으로 득점으로 연결됐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은 당시 최정의 수비에 대해 "주자를 못 봤다. 주자를 볼 수 있도록 해야했다"며 "잡는 방향이 반대로 갔다. 이것도 하나의 공부다. 정경배 코치에게 이 부분을 이야기했다. 앞으로 고칠 것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SK는 1-3으로 패했다. 비록 이날 투수전으로 진행돼 득점이 많이 나오지 않은 경기였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긴 선수가 다름아닌 '천재' 최정이었기에 SK나 최정 자신에게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SK 최정. 사진=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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