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한국시리즈가 이대로 싱겁게 끝나는가.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욱 강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1~2차전서 SK를 투타에서 압도했다. 삼성 타선은 1~2차전서 12안타 9볼넷으로 11득점했다. 21명의 주자가 출루해 절반이 넘는 11명이 홈을 밟는 경제적인 야구를 했다. 마운드는 1~2차전서 18이닝 1자책점, 평균자책점은 단 0.50에 불과했다. 실책과 패스트볼로 인한 비자책이 3점이었지만, 승부의 흐름이 갈린 뒤였다.
반면 SK는 1~2차전서 10안타 5볼넷으로 4득점했다. 15명의 주자가 출루해 고작 4명만이 홈을 밟았다. 홈으로 불러들이는 결정력에서 삼성보다 한 수 아래였다. 마운드는 1~2차전서 16이닝 11자책점, 평균자책점은 무려 6.19였다. SK 고유의 끈끈한 야구는 온데간데 없었고, 삼성에 끌려다니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마디로 삼성이 1~2차전서는 SK를 힘으로 찍어 눌렀다.
▲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온다
삼성은 올 시즌 초반 극심한 투타슬럼프를 겪었다. 지난해 활약했던 선수들이 집단적으로 부진했다. “작년 우승팀 맞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기력했다. 5월 마지막 날에서야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을 찍을 정도였다. 하지만, 기온이 올라가면서 자신들의 실력을 회복했다. 아픈 선수도 거의 없었고 다른 팀들이 서로 물고 물리면서 선두 독주를 시작했다.
그대로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삼성은 8월말~9월초에 다시 한번 흔들렸다. 불규칙한 일정 속에 투타 리듬이 끊기며 매직넘버를 지우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안정된 투타밸런스를 끝내 되찾으면서 급격한 연패를 피했고, 결국 10월 1일 잠실 LG전 승리로 정규시즌 2연패를 해냈다. 돌이켜보면 굴곡이 심했던 삼성의 2012시즌이었다.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자연스럽게 끈끈함이 형성됐다.
그 결과 한국시리즈라는 최후의 승부에서 가볍게 기선을 제압했다. 지금 삼성의 투타밸런스는 최고조에 올랐다. 1차전서 5안타 3득점에 그치며 타자들의 실전감각 문제가 재기됐지만, 2차전서 타자들이 완벽하게 자신만의 감각을 되찾았다. 화끈한 한방과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 번트 등 세밀한 야구가 가미된 조직적인 공격이 빛났다. 선발, 불펜할 것 없이 든든한 마운드는 명불허전. 지금 삼성야구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온다.
▲ 싱겁다, 방심만 조심하면 KS 2연패?
삼성은 현재 투타밸런스가 완벽하다. 도무지 약점이 안 보인다. 정규시즌 막판 부진했거나 약간의 부상이 있었던 박석민, 차우찬, 배영섭 등이 1~2차전서 부활 가능성을 보이며 근심을 덜었다. SK는 점점 더 조급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이 허점을 보여야 빈 틈을 파고들며 흐름을 잡아올 수 있는데, 인천에서도 그럴 것 같진 않다.
더구나 SK는 포스트시즌 내내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서도 15명의 주자 중 4명만 홈을 밟은 게 SK 타선의 현실이다. 마운드도 선발-불펜 모두 삼성보단 2% 부족한 모습이 보였다. 박희수와 정우람이 푹 쉬었다는 것 외엔 호재가 없다. 하지만, 3~4차전서도 삼성이 1~2차전처럼 초반부터 흐름을 잡는다면 박희수와 정우람은 등판할 타이밍조차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이래저래 흐름자체가 삼성에 유리한 쪽으로 가고 있다.
삼성으로선 실책과 방심만 조심하면 된다. 1~2차전서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야구를 선보였지만, 실책 1개와 패스트볼 1개로 인한 3점의 비자책은 옥에 티였다. 경기 결과에 지장을 주진 않은 작은 부분이었다고 해도 3~4차전서 박빙 승부가 이어질 경우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2차전 승리 후 류중일 감독의 입에서 나온 “방심하면 안 된다”도 삼성이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이런 것들만 조심한다면,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싱겁게 끝낼 수도 있다.
[팀 승리에 기뻐하는 류중일 감독과 삼성 선수들. 사진 = 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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