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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이자 감독으로 활동 중인 구혜선이 '요술'에 이어 두 번째 장편영화를 선보였다.
구혜선이 연출한 영화 '복숭아나무'는 특별한 샴쌍둥이 형제 상현, 동현과 그들 앞에 우연히 나타난 여인 승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아버지의 보살핌 아래 어두운 집 안에서 30년을 살아온 샴쌍둥이 역은 조승우와 류덕환이 맡았다. 조승우가 순종적인 성격으로 자신을 억누른 채 살아야만 하는 형 상현, 류덕환이 형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샴쌍둥이로 살 수밖에 없는 동생 동현 역으로 분한다.
진짜 형제를 연상시키듯 비슷한 부위기를 내는 두 배우는 상반된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며 명물허전의 연기력을 선보인다. 두 사람의 연기만으로도 이 영화에 합격점을 줄 정도다. 특히 카메라 앞에서 절규하는 조승우의 연기는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며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여기에 남상미가 쌍둥이에게 한 줄기 빛으로 다가 온 승아 역으로 출연해 어두운 분위기 속 상큼 발랄한 느낌을 더했다.
'복숭아나무'는 글, 음악, 미술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구혜선 감독의 작품인 만큼 아름다운 화면을 선보인다. 스크린 속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영상과 감미로운 OST, 극화된 비극적인 스토리는 마치 한 편의 잔혹동화를 연상시킨다.
괴물이라 일컬어지며 세상으로부터 배척받는 샴쌍둥이, 형 때문에 세상을 등져야 하는 동생과 평생을 동생의 그림자로만 살아야 하는 형의 이야기는 애달프기 짝이 없다. 하지만 이들을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내는 에피소드는 따뜻한 색감의 예쁜 그림책을 떠올리게 만든다.
반면 간혹 판타지적이고 작위적인 설정이 도를 넘은 비현실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무리 구혜선 감독판 동화속 세계라고 하지만 초반 이런 설정들은 관객을 설득하기에 다소 역부족으로 느껴진다. 러닝타임 106분. 15세 관람가.
[사진 = 영화 '복숭아나무' 스틸컷]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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