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충격적이다.
삼성이 28일 인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을 SK에 내줬다. 경기는 언제든 질 수 있다. 한국시리즈서 전승 우승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말도 나왔지만, 한국시리즈에 6년 연속 진출한 SK는 원래 저력이 있다. 문제는 경기 내용이다. 이날 삼성은 무려 SK에 17안타 12점을 내줬다. 기본적으로 삼성 최강 전력의 요체는 막강 마운드다. SK가 이걸 깨부순 것이다. 한국시리즈 전체 주도권도 이제 SK에 넘어갔다.
현 시점에서 삼성 벤치가 투수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엔트리 변경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믿고 기용하는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은 특유의 믿음을 내세워 투수들을 다독일 것이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게 하나 있다. 수비다. 삼성은 정규시즌서 67실책으로 63실책의 SK에 이어 최소 2위였다. SK와 함께 8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수비력을 보유한 삼성이다. 그런데 실책이 3개나 나왔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책상황을 보면 실책 이후 고스란히 투수에게 부담이 됐고, SK는 이를 이용해 흐름을 갖고 갔다.
실책은 1회부터 나왔다. 선발 배영수가 최정에게 선제 적시타를 맞은 뒤 최정에게 2루 도루를 내줬고 견제구를 유격수 김상수가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이건 이날 불행을 말해주는 씨앗이었다.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아 다행이었다.
문제는 4회와 6회였다. 선발 배영수가 내려가고 본격적으로 불펜이 가동되는 시점. 박진만에게 홈런을 맞아 1점 차로 쫓긴 뒤 1사 후 정근우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최정 타석에서 마운드엔 2년차 심창민이 올라왔고, 정근우는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진갑용이 2루에 송구했으나 이를 유격수 김상수가 옳게 수습하지 못했다. 진갑용의 실책. 아직 경험이 부족한 심창민은 그대로 흔들렸다. 최정에게 폭투를 범해 주지 않아도 될 1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3회 6점을 뽑아 6-3으로 앞서던 상황. 4회 2실점으로 분위기는 완전히 SK에 넘어갔다.
6점을 내주며 사실상 승기를 내준 6회에도 수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무사 2루 상황에서 권혁이 임훈에게 번트 타구를 수습하려다가 넘어지면서 안타를 내준 건 어쩔 수 없었다. 이후 안지만이 올라와서 정근우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7-6 턱밑으로 쫓겼다.
여기서 수비가 불안했다. 박재상은 번트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 강공으로 전환해 투수 정면으로 향하는 강한 타구를 때렸다. 안지만은 이를 잡아 순간적으로 움찔하다 2루에 뿌렸다. 야수들이 100% 번트 수비에서 원래 포메이션으로 돌아갔는데, 순간적으로 2,3루 커버가 늦어 안지만이 주춤했다. 더블플레이로 연결할 수 있는 타구였으나 1사 1,3루로 흐름을 이어줬다. 이어 최정의 유격수 방면 타구에 유격수 김상수가 타구를 잡고도 2루 베이스 태그 타이밍이 늦어 박재상을 2루에 살려줬고, 설상가상으로 1루에 악송구를 뿌려 덕아웃에 공이 들어가며 베이스 2개가 인정돼 순식간에 2점을 더 내주며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이후 김강민의 3점포가 터지며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전체적으로 내야진 불안이 투수들에게도 부담이 되고 말았다. 물론 이런 경우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수비와 불펜은 삼성 전력의 요체다. 가장 잘하는 파트에서 불안감을 노출하며 SK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삼성으로선 단순히 1패보다도 마운드 불안, 마운드 불안보다도 실책 3개가 가장 뼈아팠다. 어떻게든 이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데 문제는 바로 내일 4차전이 있다는 것. 추스를 시간도 부족하고 SK의 기세는 오를만큼 올랐다는 게 고민인 삼성이다.
[수비를 하는 김상수. 사진 = 문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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