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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류승룡이 제49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명품 매너를 선보이며 진정한 스타임을 입증했다.
류승룡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9회 대종상 영화제에 참석했다.
그는 영화제 초반부터 특유의 유머러스한 면모를 드러냈다.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박진영이 '너 뿐이야'를 부르며 임수정에게 접근하자 손으로 박진영을 가로막는 '매너손'을 선보여 주위를 폭소케 했다.
이런 유쾌한 면모는 수상소감에서도 빛이났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된 그는 소신 있으면서도 웃음기어린 수상소감을 발표해 주위를 훈훈하게 물들였다.
류승룡은 이날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각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허균(류승룡)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이때 류승룡의 배려심이 빛났다. 이미 자신이 수상하기 전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다수의 상을 가져간 터라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장성기(류승룡)으로서 수상소감을 전한 것.
류승룡은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아닌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수상소감을 하겠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앞에서 너무 많이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양해를 구했다.
이어 "여성보다 꼼꼼함으로 소통을 얘기했던 민규동 감독님,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영원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임수정씨, 상대배우의 소중함 알려준 이선균씨에게 감사하다. 하루 할당량이 있는데 그걸 다 소비하고 나서도 나의 현란한 손놀림 때문에 고생한 이름모를 젖소에게도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스태프와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챙기는 세심한 모습도 선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시간에도 밤을 새고 있거나 지방 허름한 모텔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스태프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오늘 1100만 명을 넘었다. 아직도 상영되고 있는데 큰 스크린에서 볼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49회 대종상영화제는 시상식 후 잡음이 뒤따랐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가 15관왕을 기록했지만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최다후보에 이름을 올린 '피에타'는 조민수의 여우주연상과 김기덕 감독의 심사위원특별상 밖에 수상하지 못했고, '광해, 왕이 된 남자'와 함께 올해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도둑들'은 두 개 부문의 후보에 올라 김해숙의 여우조연상만을 가져갔다.
물론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은 웰메이드 영화기는 하지만 이처럼 '상을 독식할 만한가'하는 점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류승룡의 배려심 넘치는 수상소감은 눈길을 끌 수 밖에 없다. '광해'의 날이 돼 버린 대종상 시상식에서 다른 영화에도 눈길을 돌렸던 '인간 류승룡'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대종상이었다.
[배우 류승룡.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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