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우린 대구 스타일로 할 겁니다.”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릴 잠실구장. 2연승 후 2연패 한 삼성 덕아웃은 제법 가라앉아있을 줄 알았다. 아니었다. 30일 하루 푹 쉰 삼성은 몸도 마음도 완벽하게 재충전이 된 듯하다. 류중일 감독도 인천에서 서울 숙소로 이동하기 전 선수들을 불러모아 “너무 굳어있지 말고 즐기자. 긍정의 힘이 중요하다. 좋은 것만 생각하자”라고 했다.
어쨌든 현 시점에서 SK의 사기가 많이 올라있는 게 사실이다. 3~4차전서는 SK 선수들의 세레모니도 제법 컸다. 큰 경기 특유의 흐름을 장악하려는 고도의 계산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배영수는 “SK 선수들이 세레모니가 크긴 크더라. 우리도 할 사람 많다. 할 수 있으면 하겠다. 우린 대구 스타일이다”라고 말해 기자들을 웃겼다.
배영수는 “우리 투수들이 의외로 SK 타자들에게 많이 맞았다. 신중하게 던지겠다”라고 다짐했다. 장원삼도 “SK 타자들이 잘 친 것도 있고, 우리 투수들이 실투를 한 것도 있다”라면서도 위축되는 모습은 없었다. “우리 투수들이 그렇다고 해서 컨디션이 나쁜 건 아니다. 정면승부를 많이 해서 맞긴 했는데 기 죽지 않겠다”라며 “첫 타자 승부, 첫 이닝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장원삼은 이날 밤 서울 기온이 영하에 가깝게 뚝 떨어진다는데도 짧은 팔을 입고 나왔다. 그는 내달 1일 6차전 선발이 유력하다. 장원삼은 “이 정도는 안 춥다. 투수는 던지면 열이 난다. 더 추우면 긴 팔을 입어도 되지만, 괜찮다. 지금 추위에 신경을 쓸 때는 아닌 것 같다”라고 웃었다.
장원삼은 30일에 후배 심창민과 당구를 쳤다고 한다. 장원삼은 “창민이 부모님이 예전에 당구장을 하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창민이가 당구를 잘 치더라”며 “창민이가 큰 경기 경험이 없다 보니 마운드에서 떠는 게 보이더라. 그냥 가운데에 던져도 된다고 말해줬다”라며 자신감을 강조했다.
곧이어 만난 심창민도 “다른 형들은 얻어맞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시더라. 난 야수들이 실책을 하니까 흔들렸다”라고 했다. 그는 “그래도 투수가 마운드에서 막아줘야 한다. 세게 던지겠다. 집중하면서 던지면 괜찮을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 선수들은 예상 외로 차분했다. 하지만, 그 속에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결의가 가득했다. SK가 크나큰 세레모니로 분위기를 띄울 때 같이 세레모니도 하고, 기 죽지 않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어떻게 전개될까.
[서로 얘기를 하는 삼성 선수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