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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수습기자] MBC 드라마 '아랑사또전'의 연우진이 연기한 최주왈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주왈의 눈빛 속 간절함 때문이다.
드라마 종영 이후 10일 뒤 만난 연우진에게는 그런 주왈의 눈빛이 남아있지 않았다. 지난 달 6일 부친상을 치루고 만났던 터라 간절함 대신 슬픔이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개인적인 일로 정신이 없어 작품에 대한 여운을 느끼고 감정에 도취돼 있던 시간이 없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아랑사또전'이 끝났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 수능시험을 막 치른 수험생의 기분이에요. 불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요."
"시놉시스를 처음 받았을 때 소재나 장르의 참신함이 가장 눈에 띄었어요. 무엇보다 주왈의 특별한 매력과 독창성이 가장 마음을 움직였죠. 예전부터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감정이나 생각을 가진 역할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연우진이 연기한 최주왈은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다. 극중 어느 누구도 주왈에게 애정을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라는 타이틀의 최대감은 그에게 적대감을 보였고, 어머니라고 부르는 홍련은 주왈을 자신에게 필요한 도구쯤으로 여겼다.
"사실 주왈을 표현하면서 걱정도 많이 됐어요. 사극은 장르의 특성상 정적이잖아요. 특히 주왈은 더욱 말투, 표정, 억양을 눈빛으로 표현하고 담아내야 했죠. 그러다 보니 고민이 많아졌고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심리적인 부분과 함께 동적인 표현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드라마 전에 조금 더 신경 썼어야 했었다고 생각해요."
극중 연우진이 맡은 주왈은 세상에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 어린시절 배고픔과 추위 같은 1차원적인 고통을 겪었던 주왈은 그 고통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단지 그것 하나만을 원했었는데 아랑(신민아)의 등장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주왈은 태어나서 처음 아랑을 통해 사랑이라는 인간적인 감정을 배웠어요. 사랑이 인간적인 삶이라는 것을 배웠고 그제서야 그런 감정들을 가지고 살아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된 거에요. 사실 주왈은 욕심이 없었어요. 돈이나 명예보다는 그냥 지금의 삶에 만족했죠. 그 이상을 바란 것은 최대감이죠."
주왈은 아랑의 죽음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 이후부터 큰 충격에 빠졌다. 진심을 담아 아랑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결국 그는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택했다.
"자살한 것은 주왈의 선택이에요. 주왈이가 계속 기억이 돌아오면서 힘들었잖아요. 그동안 저질렀던 죄에 대해 뉘우칠 수 있는 벌이었고 그것 역시 주왈이 받아야 할 마땅한 고통이라 생각했어요."
"한 발짝 뒤에서 주왈을 바라보면 가슴이 아팠어요. 주왈이 겪어야 할 운명을 생각하면 연민이 많이 느껴졌죠. 연기를 하는 내내 슬폈어요. 나중에 주왈이 겪어야 할 운명들을 생각하면서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했고요."
연우진은 인터뷰 중간 ‘정적인 연기’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했다. 이번 주왈의 캐릭터가 눈빛과 표정으로만 표현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그에게 '동적인 연기'는 어떤 모습이냐고 묻자 "‘아랑사또전’의 (이)준기 형의 연기가 정적이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
"제가 본 이준기 형은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에요. 형이랑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제가 빠져들어요. 이번 드라마 끝나고 형의 팬이 됐어요. 특히 준기 형은 작품을 끌어가는 힘이 있어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부분이라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어요. 형의 그런 부분들을 배우고 싶어요."
[배우 연우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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