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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수습기자] 배우 김명민의 앤서니는 강마에보다 장준혁과 더 비슷했다.
김명민은 지난 5일 밤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에서 드라마 제작사 대표 앤서니 김을 맡아 연기했다. 이날 방송에 앞서 김명민의 앤서니는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와 비슷한 캐릭터가 아니냐는 우려를 받아왔다.
실제로 이날 첫 방송에서 드러난 앤서니는 그의 이전 캐릭터인 강마에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는 것, 그리고 그것 때문에 생긴 자만심, 거침없는 독설 등 스스로의 성공에 취해 주변 사람을 돌보지 않는 악독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앤서니와 강마에는 공통점이 많았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두 캐릭터의 욕망이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강마에가 드라마 내내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강조해왔다면 앤서니는 드라마가 아닌 드라마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자본에 집중하는 인물이었다. '드라마의 제왕' 첫 장면에서 작품 보다는 시청률과 그것에 따라 어떤 식으로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지에 대해 연설하는 앤서니의 모습이 이를 대변해줬다.
결국 앤서니는 이전에 김명민이 맡았던 강마에보다 MBC 드라마 '하얀거탑'의 장준혁과 더 비슷했던 셈이다. 의사로서 환자를 살리는 것보다 외과 과장이라는 지위를 얻는 게 더 중요한 장준혁과 드라마를 이용해 돈과 지위를 얻고자 하는 앤서니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동일했다.
특히 드라마 작가가 열심히 쓴 대본의 결말을 가차 없이 바꾸고 방송 시간을 늘리기 위해 억지로 회상 신을 집어넣는 앤서니의 모습은 드라마를 시청률, 즉 수익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극대화 시켜 보여줬다. 이어 눈앞에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하고 오토바이를 탔던 앤서니와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죽음으로 내몰 뻔 했던 장준혁의 이미지는 서로 오버랩됐다.
다행인 것은 천천히 몰락해가던 '하얀거탑'의 장준혁과 달리 앤서니는 이미 첫 회에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2회부터는 재기에 도전하는 앤서니의 행보가 그려지는 것이다. 추락한 장준혁 이후를 그릴 김명민의 앤서니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된다.
[강마에보다 장준혁과 더 비슷한 인물을 연기한 김명민.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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