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동부의 이승준이다.
원주 동부는 지난해와 올 시즌 선수 구성이 완전히 바뀌었다. 포스트의 중심 윤호영이 군입대 했고, 로드 벤슨이 용병 선발 제도 변경으로 LG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대신 귀화혼혈 이승준을 잡았다. 동부는 트리플 포스트를 축으로 한 강력한 골밑 수비의 장점이 특기. 그러나 멤버가 변하면서 동부는 올 시즌 초반 헤맸다.
이승준은 기본적으로 수비에 특화된 선수가 아니다. 1대1 수비력은 준수하지만, 넓은 범위를 커버하면서 수비를 하거나 동료의 수비 움직임에 따라 기민하게 도움 수비를 들어가는 타입은 아니다. 대신 볼 소유욕도 있고, 1대1 공격력은 출중한 편. 당연히 골밑의 또 다른 축 김주성과 동선도, 호흡도 맞지 않았다.
그런 이승준이 최근 변하고 있다. 지난 3일 오리온스전서 24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김주성과 동선도 겹치지 않고, 수비와 리바운드에도 적극적으로 달려든다. 외곽에서 겉도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고들어가서 공격을 시도했다. 6일 부산에서 열린 KT전도 마찬가지. 속공이나 1대 1 상황에서는 화려한 덩크슛, 또는 블록슛으로 부산 팬들을 조용하게 했다.
KT는 동부보다 골밑 중량감은 떨어진다. 이승준은 이날 서장훈과 브라이언 데이비스를 번갈아 막았다. 상대 선수가 골밑으로 돌진할 땐 포스트에서 육탄 방어로 맞섰다. 수비자 3초룰 폐지로 골밑 수비수가 위축되지 않는 상황. 고무공 같은 탄력과 점프력으로 KT의 골밑 공격을 저지했다. 공격에서도 무리한 1대1보다 센슬리, 박지현과의 2대 2 공격 등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경기 전 만난 강동희 감독은 “이승준, 김주성, 박지현이 30대 중반이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백업 없이 뛰어야 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더욱이 시즌 초반 지는 경기를 많이 한 터라 체력 안배를 해줄 여력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승준은 불평 하나 없이 동부에 적극적으로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승준은 후반전서도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속공 상황에서 수준 높은 더블클러치 덩크슛을 선보였고, 김주성과 센슬리의 2대2 공격에 스크린을 서며 공간을 내주기도 했다. 1라운드엔 볼 수 없었던 모습. 이승준의 동부가 아니라 동부의 이승준이 되자 동부가 확실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튀는 모습이 두드러지지 않았음에도 이날 기록은 18점 7리바운드. 좋은 기록이었다. 동부도 승리를 하고 공동 7위로 뛰어올랐다.
동부는 이승준을 잘 써먹어야 한다. 예전의 동부는 내실이 꽉 찬 팀이었지만, 상대적으로 팬들의 흥미를 돋우는 화려한 공격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승준은 팬들에게 눈요기 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선수다. 기존의 이승준만의 장점에 팀 조직력에도 적응하고 있다. 동부가 원했던 부분도 이것이다. 동부의 이승준이 팀을 중, 상위권으로 이끌 태세다. 동부는 무서워졌다.
[덩크슛을 시도하는 이승준.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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