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정확하게 아는 게 없어요, 이제부터 분석 해야죠.”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에 참가하는 6팀이 7일 부산 사직구장과 김해 상동구장에서 최종 연습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국제대회의 특성상 ‘정보전’이 중요하다. 그런데 현장 취재 결과 대부분 팀이 서로 입수하고 있는 상대팀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듯하다.
삼성 이승엽과 장원삼은 “아직 라미고와 요미우리에 대해 잘 모른다. 이제부터 영상을 봐야 한다”라고 했다. 롯데 권두조 수석코치도 “첫 상대 퍼스 히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1시간 정도 연습하는 걸 봤는데 타자들이 짧게 끊어 치는 게 눈에 띄더라”고 했다. 심지어 요미우리 하라 감독도 “남은 시간 동안 상대 팀들을 파악해야 한다”라고 했을 정도다.
특히 삼성과 요미우리의 경우 리그 일정이 늦게 끝나면서 가장 최근에서야 대회 참가가 확정됐다. 일찌감치 대회 참가가 확정된 라미고, 퍼스 히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시아시리즈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 피로한 몸을 추스르기에도 부족한 시간. 전력분석팀이 데이터 분석은 했지만, 정작 선수와 감독들은 100% 숙지하지 못한 듯하다. 하라 감독의 “삼성은 이승엽 정도만 안다” 발언도 액면 그대로 이승엽은 잘 알지만, 다른 선수들은 잘 모른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 데이터, 아는 만큼 보인다
류 감독은 “상대 투수가 무엇을 잘 던지는지 아는 것보다 어떤 코스에 어떤 구질을 잘 던지고, 타자들의 반응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고 들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중요한 말이다. 단순히 선수의 특성을 아는 것보다 선수가 자신의 장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에 따른 대처는 어떻게 하는지를 계산하고 경기에 들어가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대회는 기본적으로 서로 모르는 상대와의 대결이다. 타자들의 경우 투수를 알아야 노림수 타격을 할 수 있다. 정보에 둔하면 경기를 치르면서 파악을 해야 하고, 경기 초반에 옳게 대처하지 못하다가 흐름을 내주고 끌려갈 수 있다. 어차피 서로 많은 걸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시즌 우승 후 대회 준비 기간이 적은 삼성이나 요미우리엔 더더욱 그렇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상대를 파악하는 게 약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논리.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하는 팀이라면 기본적으로 정보 파악 및 데이터 가공 능력은 있다. 어떻게 보면 정보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8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 들어가면서 각 팀은 정보를 더 많이 축적할 것이다. 여기서 핵심을 잡아내고 활용을 잘 하는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 데이터의 함정에 조심하라
각 팀은 자국리그를 치르면서 데이터의 홍수 속에 살아왔다. 전력분석팀이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흐름을 파악하고 패턴을 읽어낸 뒤 선수단에 최대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국제대회는 그게 불가능하다. 최대한 적은 정보 속에서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찾아야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데이터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수가 한국시리즈 혹은 일본 시리즈에서 보여주지 않은 구질을 구사할 경우 타자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평소 적극적인 타격을 하는 타자가 신중하게 볼을 고르는 모습을 보인다면 베터리도 헷갈린다. 근본적으로 알고 있는 정보가 적다보니 역이용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한 야구인은 “한 마디로 어설프게 상대를 파악하다 눈 뜨고 당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국제대회서는 의외로 데이터 이상으로 경기 당일의 감각이 중요할 수 있다. 단기전은 전력 이상의 변수가 많다. 삼성과 롯데를 제외한 네 팀은 사직구장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들의 경기 당일 컨디션도 중요하다. 이런 점에 따라서 기존의 선수 특성 및 장, 단점이 경기에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이번 대회 참가팀들은 분명 객관적인 수준 차이가 있다. 방심해서는 안 되지만, 데이터는 말 그대로 참고자료다.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투수가 같은 구질을 구사한다고 해도 습득 정도와 활용 능력은 천지차이다. 그런 변수를 간과한다면 데이터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분명 상대팀들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는 확실하게 숙지해야 한다. 그러나 승부의 결과는 데이터의 활용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출발선상에 선 6개팀의 정보전쟁. 이제 그 결과가 공개된다.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하는 사령탑들.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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