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집살림은 이미 시작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에게 눈이 2개, 아니 더 많은 눈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아시아시리즈를 치르는 삼성이지만, 류 감독은 내년 3월에 열릴 WBC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류 감독은 아시아시리즈 돌입 직전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을 수석코치로 낙점하는 등 WBC 코치진 구성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선발도 윤곽이 잡혔다.
속전속결이다. 아시아시리즈를 코 앞에 두고 WBC 준비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가 됐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시아시리즈 준비에 소홀한 것도 아니다. 류 감독은 7일 팀 훈련 및 공식 감독 기자회견에서 “요미우리와 결승전서 만나고 싶다. 우선 라미고부터 이겨야 한다”라며 경계해야 할 선수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류 감독은 차근차근 일을 해나가고 있다. 그는 평소 “눈이 왜 2개인줄 아십니까?”라고 기자들에게 종종 묻는다. 기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선수들의 훈련 모습도 다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한꺼번에 2가지 이상의 일에 100% 집중할 수 있다는 뜻. 한국시리즈 2연패로 내년 WBC 감독이 된 류 감독은 눈앞에 닥친 아시아시리즈와 WBC 준비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다.
아시아시리즈는 8일 개막됐지만, 삼성은 9일부터 경기가 있다. 그런데도 8일 사직구장 관중석에 나타나 라미고(대만)-차이나 스타즈(중국)전을 직접 지켜봤다. 자료를 보면서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해나가는 모습. 아무래도 영상으로만 보는 것보다 직접 경기를 지켜보면서 감을 잡겠다는 계산.
아울러 대만의 경우 내년 WBC 1차 예선에서 맞붙을 확률이 크다. 대만프로야구가 4개팀에 불과한 만큼 올 시즌 챔피언 라미고에서 대거 선수가 차출될 게 확실시된다. 류 감독은 가깝게는 아시아시리즈, 멀리는 WBC까지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직접 사직구장 관중석에 나타났다. 어느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류 감독의 행보다.
류 감독은 “역시 대만은 한 방을 조심해야 한다. 린즈셩과 첸진펑이 잘 한다”라며 대만전 필승해법을 제시했다. 이어 중국전은 차우찬, 결승전은 장원삼이 선발로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FA인 정현욱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이 예정된 안지만도 대회를 치르게 돼 마운드 총력전이 가능하다. 선발투수가 많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용병들과 윤성환의 공백은 그리 크지 않다. 류 감독은 “투수들을 모두 가동해 2년 연속 우승을 하고 싶다”라고 선언한 바있다.
WBC 준비도 착실히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시리즈 직전 부산에서 KBO 김인식 기술위원장 등 관계자들과 만나 코칭스텝, 선수 인선을 거의 마무리 지었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 직후 아시아시리즈 참가팀 분석과 WBC 선수단 구성에 동시에 돌입했다. 특히 WBC 준비에 서두르는 이유는 그만큼 선수단 구성을 신속하게 해야 해당 코치, 선수들이 미리 준비를 할 수 있고, 불필요한 잡음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10분 일찍”을 강조하는 류 감독의 준비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어떻게 보면 류 감독이 대단한 도전에 들어갔다. 이번 아시아시리즈서 요미우리를 꺾고 우승한다면 국내 지도자 중 최초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 2연패라는 금자탑을 세운다. 여기에 WBC도 최소 4강 이상의 목표를 들고 나올 것이다. 지난 2차례의 대회 모두 4강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삼성과 국가대표팀 모두를 위해 두집 살림에 들어갔다.
특히 WBC의 경우 객관적인 전력 구성이 지난 1,2회 대회에 비해 약할 수도 있다는 말도 들리고, 아시아시리즈의 경우 요미우리에 비해선 확실히 한 수 아래다. 그러나 승부사 류 감독의 자존심엔 핑계일뿐이다. 일단 대회를 참가하고 자신이 지휘봉을 잡으면 무조건 승리, 우승이 목표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도 본격적인 두 집 살림으로 눈 코틀 새 없이 바쁜 류중일 감독. 그에게 한국야구의 명예가 걸렸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