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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수습기자] 드라마 여성 캐릭터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은 대체로 남자에게 의존적이며 수동적인 캐릭터들이 많았다. 멋진 왕자님을 만나 팔자를 고치는 신데렐라 이야기는 오랫동안 여성 시청자들의 로망이었고 이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줬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자립해서 성공하고자 하는 소위 억척녀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남자들과의 대결에서도 기죽지 않는 당당하고 적극적인 모습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드라마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은 억척녀 캐릭터들을 모아봤다.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KBS 2TV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다. 극중 이보영이 맡은 이서영은 어린 시절부터 있었던 아버지의 부재 때문에 남성 의존도가 적고 자립심이 강한 캐릭터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동생 뒷바라지와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남에게 절대 손 벌리지 않으려 한다.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혼자 서려고 하는 모습이 신데렐라 캐릭터와 차별화 돼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울랄라부부'의 김정은도 마찬가지다. 극중 김정은이 맡은 나여옥 캐릭터는 남편에 아이, 시어머니, 시누이까지 함께 살며 온갖 집안일은 도맡아 하는 억척스러운 주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남편이 바람났을 때도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에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혼을 고민하고 또 맞설 줄 아는 모습을 보여 기존 연약한 여성 캐릭터에 반기를 들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 속 정려원이 맡은 이고은 캐릭터도 신데렐라보다는 억척녀 캐릭터에 가깝다. 극중 이고은은 엄마와 단 둘이 고갈비 식당을 하면서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캐릭터다. 그는 스스로 작가라는 직업의식을 가지고 작가로 성공하고자 한다. 때문에 드라마에서도 상대배우인 앤서니김(김명민)과의 러브라인이 아닌 작가 이고은의 성장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 주말드라마 '무자식이 상팔자' 속 엄지원의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극중 엄지원이 맡은 안소영은 지방법원 판사로 등장한다. 이미 그는 재력과 미모를 겸비했지만 좋은 조건의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대신 미혼모가 되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임신 사실을 가족들에게 이야기할 때조차 당당한 이 캐릭터는 전통적인 가족제도에 반기를 들며 당당한 싱글맘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이밖에도 남성에 의존적인 신데렐라 캐릭터들 대신에 남성들만큼이나 강한 또는 강해지려 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드라마에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자칫 너무 억척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당당하고 멋진 여성 캐릭터들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 지 기대가 모아진다.
[드라마 속 억척녀 캐릭터인 이보영-김정은-정려원-엄지원(위부터). 사진 = KBS 2TV, SBS 방송화면 캡처-JTBC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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