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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이라고 했지만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에는 착한사람들이 넘쳐난다.
'착한남자'(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에는 주인공 강마루(송중기)와 서은기(문채원)을 비롯해 감초 역할을 하고 있는 박재길(이광수), 강초코(이유비) 뿐만 아니라, 상대적 악인으로 묘사되고 있는 한재희(박시연)까지 모두 착해빠진 사람들이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선인과 악인으로 나누긴 힘들다. 각자 착하게만 살기 힘든 이 나쁜 세상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먼저 송중기는 착하게 살고 싶었지만, 독한 세상에 복수를 꿈꾸는 것으로 나쁜세상에 적응했다. 세상에서 가장 순수해야 할 감정인 사랑에 배신 당한 후 나쁜남자로 돌변, 살기위해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그 천성을 버릴순 없었다. 결국 사랑해서 복수를 위해 이용한 여자 서은기를 사랑하게 됐고, 서은기만을 위해 살아가는 착한남자로 다시 돌아왔다.
서은기 역시 독설을 입에 달고 사는 얼음공주지만, 그 역시 여리고 착한 마음을 지닌 천상 여자다. 순수하고 여린 마음을 지닌 은기는 살벌한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란 힘들었다. 결국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웠고,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 생존법으로 세상을 살게 됐다.
나쁜세상과는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바로 마루의 동생 초코와 친구 재길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착한남자'에서 가장 순수하고 착한 캐릭터다. 악의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세상이 그들을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슬퍼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나쁜세상과는 별개로 자신들만의 착한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들 중 나쁜세상에 가장 잘 적응한 사람은 바로 한재희 일 것이다. 한재희는 자신도 나쁜사람이 되는 방법으로 사랑 따윈 버리고 돈과 권력의 손을 잡았다. 자신을 끔찍히 위하는 남자 마루를 버렸고, 자신을 거둬준 서정규 회장(김영철)의 죽음을 방임했다. 또 서 회장의 딸 은기를 몰아내고 태산그룹을 통째로 자신의 아들에게 물려줄 계략까지 꾸미고 있다.
이쯤되면 국가대표급 나쁜여자다. 하지만 한재희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은 이 모진 세상이 그녀를 나쁜여자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불우한 가정환경만을 탓할 순 없지만, 창녀인 어머니와 누군지도 모르는 아버지, 하나밖에 없는 오빠는 도박에 미쳐 그녀를 포주에 팔아 넘기려 했다. 가녀린 여자가 살아가기엔 너무나도 모진 세상이었다.
어떤 인물이 이 세상에 잘 적응했다고 말할순 없다. 각자의 사연이 있는것처럼 '착한남자' 속에서도 각자의 상황에 맞게 합리화 시키며 아픈 가슴을 품고 살아간다.
막장 소재가 난무하는 '착한남자'지만 이런 착하사람들의 나쁜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수목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송중기, 문채원, 이광수와 이유비, 박시연(위부터). 사진 = '착한남자'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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