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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배우 이진은 최근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극본 남선년 박상희 연출 이용석)에서 열연하면서 '재발견'이란 극찬을 받았다.
나이 서른이 넘어 극중 젊은 영지를 연기하며 '최고령 아역상' 후보라는 농담도 오고 갔지만 이 모든 평가들이 싫지는 않다. 대중들의 머릿 속에 단지 핑클로만 기억되던 이진의 연기 인생이 이제서야 인정받기 시작됐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대풍수' 촬영이 끝났다는 실감이 안 나요."
최근 만난 이진은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세간의 관심이 실감난다고 전했다. 지난 6월부터 그 어떤 작품보다 고생한 이진, 애착도 많았고 열정도 많았던 만큼 아직 '대풍수' 속 영지의 여운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실감이 안 나요. 지난 주에서야 녹화가 끝났거든요. 촬영이 끝나고 이렇게 인터뷰에 응하니까 이제야 실감이 나요. 이제 성인 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기대되요. 방송 꼭 봐야죠."
'대풍수' 속 이진은 극중 동륜 역의 배우 최재웅과 진한 키스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키스신은 빙산의 일각. 한복차림으로 장시간 물 속에서 고생하고, 말 타기, 산속에서 촬영 등 몸을 사리지 않았다.
"'대풍수'는 5개월 정도 찍었어요. 여름에 촬영이 진행돼서 더운 날씨 때문에 고생했어요. 한복이 더우니까 땀 때문에 얼굴 화장도 다 지워지고 장소 이동도 많았어요."
이진은 지난 2008년 SBS 사극 '왕과 나'에서 정현왕후 역을 맡아 호평을 받은 적 있다. 공교롭게도 '대풍수' 역시 사극이다. 이쯤되면 사극 체질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처음 사극을 했을 때는 정말 부담됐어요. 발성과 발음 연습을 많이 했었죠. 이번에는 선생님들에게 연기를 배우고, 감독님께서도 많이 도와주셔서 그때보다 부담이 없었어요. 200억이란 돈이 들어간 대작의 극 초반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은 있었죠. 사극할 때 마다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사극의 길로 가야 되나' 라는 생각도 들어요.(웃음) 아무래도 평소 볼 수 없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이진이 맡은 영지 역은 몸도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도 표현해내기 쉽지 않았다. 자식에 대한 모성애, 라이벌 수련개(오현경)과의 대립, 동륜과의 사랑 등 한 여성의 삶과 왕족으로서의 기품을 표현해야 했다.
"영지는 아들에 대한 모성애도 있었고, 이인임(조민기), 수련개 앞에서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야 했어요. 또 동륜과 애틋한 사랑도 있었죠. 감정신이 많았는데, 그래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영지라는 캐릭터가 사람들에게 더 애틋하게 다가가지 않았을까요."
정신적, 육체적으로 열정을 쏟아야 했던 영지 캐릭터. 이진에게 유독 힘들게 느껴졌던 것은 감정의 발산이었다.
"울고 소리 지르고 호통치는 장면들이 많았어요. 제가 그런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그 연기가 사실 제일 힘들었어요. 연습은 많이 했지만 감정을 끌어 올린다는 게 힘들었어요. 감독님께서 감정을 많이 끌어내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어요."
지난해 KBS 2TV 드라마 '영광의 재인' 이후 사극으로 두각을 나타낸 이진은 세간의 관심을 예상하진 못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 대중의 관심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각광 받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어요. 지금 인터뷰 다니면서 실감해요. ‘이진의 재발견’이라고 말해주실 만큼 호평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물론 처음 작품에 임할 때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은 있었어요."
이진은 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는 배우다. '영광의 재인' 때도 그랬고, '왕과 나' 때도 그랬다. '대풍수'의 영지 역시 새로운 배역을 통해 발전하려 하는 그녀의 연기 열정이 빚어낸 캐릭터였다.
"캐릭터를 정해놓고 있는 것은 아닌데 새로운 역할을 하는 것이 재밌는 거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이제야 저를 연기자로 바라봐 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죠."
(핑클 시절 후 연기자로 입증받기까지 이진의 노력은 인터뷰②에서)
[이진.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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