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부상에 정신이 없다.
올 시즌 프로농구 화두는 부상이다. 특히 올 시즌엔 용병 제도가 드래프트로 회귀하면서 수준이 떨어졌고, 수비자 3초룰 폐지를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상 선수가 많은 팀은 조직력을 가다듬을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다. 14일 고양체육관에서 만난 KCC와 오리온스도 마찬가지다. 다만, 부상에 있어서 오리온스는 현재진행형이고, KCC는 서서히 희망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 오리온스, 동욱이도 없고 진수도 없는데 레더까지
오리온스는 요즘 팀 전체가 ‘멘붕’이다. 부상병동이다. 시즌 전 훈련 도중 오른쪽 발목을 다친 김동욱은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오리온스 관계자는 “수술이 아주 잘됐다. 복귀 시점이 빨라질 수도 있다”라고 했고, 추일승 감독은 “2개월 정도 재활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10월 28일 삼성전서 어깨를 다친 최진수도 재활 중이다. 추 감독은 “복귀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 갑자기 확 좋아진다고 하더라”며 희망을 보였다.
시즌 아웃은 아니지만, 오리온스를 지탱하는 두 사람의 공백은 크다. 둘의 공백으로 공격력 자체가 감소됐다. 결국 용병들에게 부하가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전 연습 경기서 무릎을 다친 테런스 레더는 최근 다시 통증이 있다고 한다. 추 감독은 “깔끔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복귀했다. 그래도 잘해보려는 의지가 있다”라고 했다. 최근 레더는 몸이 좋지 않은 가운데 슛 감각마저 최악이다. 추 감독은 “남은 선수들에겐 기회다. 잘 해보겠다”라고 했지만, 전체적인 전력 약화로 3연패에 빠진 위기의 오리온스다.
▲ 심스 합류, 차츰 분위기 고조되는 KCC
KCC는 올 시즌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허재 감독도 올 시즌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허 감독은 “매번 지긴 하지만, 크게 지는 건 아니다. 잘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실책 몇번 해서 지는 거다”라고 했다. 그게 실력이다. 8연패에 허우적대던 KCC. 그러나 11일 LG를 잡고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1순위 용병 코트니 심스가 23점으로 맹활약했다.
허 감독은 “심스가 골밑에서 꾸준히 득점을 해주니까 평균 득점이 오른다”라고 했다. 심스는 비 시즌에 연습을 하면서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14일 오리온스전서 6경기를 치렀고, 5경기서는 평균 18점을 올렸다. KCC도 이날 전까지 최근 2경기 평균 80점을 올렸다. 이날 전까지 70점 이상 득점 경기가 3경기였던 KCC로선 심스의 복귀에 젊은 선수들의 투지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런 KCC에도 안타까운 선수가 있으니 바로 장민국이다. 연세대 졸업생으로 배구스타 장윤창 씨의 아들인 그는 역시 심스와 마찬가지로 비 시즌에 발목에 부상을 입어 수술을 했다. 허 감독은 “올 시즌은 힘들다고 본다. 아예 발을 내디딜 수도 없다. 누워있고 먹기나 하면서 살이라도 찌라고 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뛰어야 하는 상황인데 경험을 쌓을 기회를 놓치고 있어 안타깝다”라고 했다.
▲ 전태풍 앞세워 뒷심 발휘한 오리온스가 웃었다
허 감독은 경기 전 “분위기가 좋다. 어쩌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사실이었다. 심스는 리바운드를 연이어 따냈고, 최지훈은 패기를 앞세워 공수에서 힘을 불어넣었다. 외곽슛도 꼬박꼬박 집어 넣었다. 베테랑 임재현은 결정적인 순간에 스틸과 외곽 득점을 해냈다. 3쿼터 시작된 후 4분 55초동안 오리온스를 무득점으로 묶은 KCC는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고 시즌 첫 연승을 달리는 듯했다.
하지만, KCC는 4쿼터 들자 선수들의 몸이 급격하게 경직됐다. 아직 경험이 적은 선수가 많고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임재현뿐이니 전체적으로 승부처에서의 고비를 넘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오리온스는 경기 내내 잠잠하던 전태풍이 연속 득점을 해내며 4쿼터 5분 남기고 승부를 뒤집었다. 승부처를 넘는 힘이 있었다. 이후 박빙 승부서 몸이 좋지 않은 레더 대신 윌리엄스가 골밑에서 득점을 해내며 승부를 갈랐다. 결과적으로 부상병동 오리온스가 뒷심을 발휘하며 부상병동에서 벗어나고 있는 KCC를 힘겹게 꺾었다.
[코트에 쓰러진 최진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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