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하정우가 또 한 번 일을 냈다.
그는 올해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러브 픽션', '577 프로젝트' 등의 작품을 통해 화제의 인물이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품으로도 모자라 음주상태의 뺑소니범까지 잡았다.
하정우는 지난 12일 밤 10시 30분께 서울 압구정로의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차에 치였다. 당시 가해자는 면허취소가 될 정도의 만취 상태로, 하정우를 친 뒤 차를 몰고 도주했다.
불행중 다행으로 하정우는 찰과상 정도의 경미한 부상을 입었고, 이후 만취 탓에 느린 속도로 운전 중인 가해자의 차를 따라 뛰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200m 가량을 추격한 끝에 뺑소니 차량을 잡는데 성공했다.
자신을 차로 받은 운전자를 직접 뛰어가 붙잡은 일은 사건 자체만으로도 이슈가 되기 충분했다. 하지만 이번 일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하정우라는 배우, 그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이번 일이 알려진 후 네티즌들은 "살아 있네", "인생이 액션이냐", "미친 듯이 뛰어가 잡았으면 가해자가 식겁했겠다", "하필 사람을 쳐도 하정우를 치다니 재수도 없어", "보통은 반대잖아"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런 반응은 그동안 하정우라는 배우가 걸어온 길과 연관돼 있다. 하정우는 아버지 김용건의 후광을 입기 싫어서 아들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배우 생활을 시작했고,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넓혀가며 연기력을 입증 받은 끝에 안티 없는 배우, 남자도 좋아하는 남자 배우 '하대세'로 거듭났다. 뭘 해도 예뻐 보이는 '하대세'가 자신을 친 뺑소니범을 검거하는 특별한 에피소드까지 제공했으니 사람들의 관심과 호감도가 급상승 하는 건 당연했다.
게다가 마초배우로 잘 알려진 하정우에게 쫓기는 뺑소니범이라니. 장난기 가득한 네티즌들은 오히려 피해자인 하정우보다 그에게 쫓기며 두려움에 떨었을지도 모르는 가해자를 걱정했다. 사실 소름끼치는 희대의 사이코패스('추격자'), 살인 청탁을 받은 연변의 택시운전사('황해'), 부산 최대 조직의 보스('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자신을 잡겠다며 득달같이 달려오는데 두렵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렇지만 실제 하정우에게 호감을 느끼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연예인이 만취, 뺑소니라는 단어와 함께 등장할 때면 으레 '만취한 A씨가 교통사고를 내 뺑소니 쳤다'는 식이다. 반면 하정우는 '자신을 친 만취한 뺑소니범이 달아나자 직접 뛰어가 붙잡았다'는 용감한 행동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세'라는 수식어에 '개념+사나이'까지 더했다.
일각에서는 달리는 차를 쫓아가 뺑소니범을 잡았다는 소식에(물론 차가 느리게 갔다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 "'어벤져스2'에 출연해라", "'런닝맨' 나와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의 능력(?)이 다른 곳에서도 발휘되길 바랐다.
달리기 하나로 뺑소니 범을 검거하며 액션영화 한 편을 선보인 하정우. 생활이 곧 영화인 하정우, 팬들의 바람대로 '런닝맨'에 출연해 심장 쫄깃해지는 추격전 좀 제대로 보여주시길.
[배우 하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