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정지영 감독, "영화 보고 2시간 아팠다지만…"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남영동 1985'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 PD들을 불러모아 고문가해자들의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13일 오후 메가박스 목동에서 영화 '남영동 1985'의 한국PD 연합회 특별 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한국 PD연합회의 회원인 국내 전 방송사 프로듀서 및 방송 작가 100인이 참석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눈물' 등 다큐멘터리의 한국PD연합회 회장 이정식 PD를 비롯해 '생로병사의 비밀', '현장르포 동행'을 연출한 KBS PD 협회장 홍진표 PD가 참석해 시사회를 이끌었고, 상영 전에는 정지영 감독을 비롯, '남영동 1985'의 배우 박원상, 이경영, 명계남, 서동수, 김중기가 참석해 무대인사를 가졌다.

정지영 감독은 "누군가 이 영화를 보고 두 시간 동안 아팠다고 했다. 하지만 나와 배우들은 영화를 찍는 동안 두 달 간 아팠고, 이 영화 속 실존 인물은 평생을 아파한 사람이다. 실제 고문 피해자들 역시 그렇다. 이러한 진실을 대한민국 PD님들이 알아주고, 대중에게 알려주길 바란다"며 운을 뗐다.

고문 기술자 역할로 역대 최고의 악역을 맡은 이경영은 "대한민국 PD님들이 진실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기 바란다. 언젠가 진실은 승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정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연이은 파업 등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PD들의 노력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경영의 말에 장내에 박수가 터지기도 했다.

영화 관계자는 "이날 시사회는 상영 내내 눈물과 탄식으로 가득했다"며 "직업은 다르지만 방송 PD들은 정지영 감독이 연출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과 숨겨진 진실을 좇아야 한다는 점에 깊이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남영동 1985'는 군부정권 시절인 지난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22일 간의 기록을 담은 실화다. 잔혹한 고민을 당한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자전적 수기를 바탕으로 했다. 개봉은 오는 22일.

[김중기(왼쪽부터) 이경영, 김광선 정책국장, 홍진표PD, 이정식PD, 정지영 감독, 박원상, 명계남, 서동수. 사진 = 아우라 픽쳐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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