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개 구단이 벌써부터 손익계산에 들어갔다.
NC가 15일 8개 구단으로부터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지명했다. NC는 삼성 외야수 김종호, SK 내야수 모창민, 롯데 투수 이승호, KIA 내야수 조영훈, 두산 투수 고창성, LG 포수 김태군, 한화 투수 송신영, 넥센 투수 이태양을 지명했다. 이들 중에선 즉시전력감도 있고, 미래를 내다본 선수들도 있다. 이들은 과연 NC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을까. 기존 8개 구단들에 비수를 꽂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 NC, 즉시 전력과 가능성 모두 잡아낸 묘수
NC와 기존 8개 구단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기존 구단들은 NC의 취약 포지션을 염두에 두고 해당 포지션을 적극 보호했다. 하지만 NC도 영입할 만한 선수를 잘 영입했다는 평가다. 이승호, 송신영을 제외하면 모두 젊은 선수들이다. 삼성에서 긴 시간 잠재력을 폭발하지 못했던 조영훈, 선수층이 두꺼운 SK에서 확실한 기회를 잡지 못한 모창민, 두산에서 최근 갑작스러운 부진에 빠진 고창성 등은 충분히 NC에서 친정팀을 울릴 가능성이 있다. 즉시 전력 선수들이다.
김종호, 이태양, 김태군 등도 요긴하게 활용 가능하다. 김종호는 발 빠른 좌타자인데, 삼성의 두꺼운 외야 선수층을 뚫지 못했다. 대주자와 대수비 요원으로는 괜찮다. 이태양도 사이드암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넥센에선 장기적으로 선발 자원으로 분류했지만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지켜봐야 한다. 김태군 역시 건실한 플레이를 한다. 공격보단 수비에서 강점이 있다.
김 감독은 8인에게 주전을 보장하진 않을 것이다. 8인에겐 설렘보단 긴장감을, 나머지 선수들에겐 절망보단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 팀워크를 다지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다. 김 감독 특유의 선수를 보는 안목과 활용 능력이 100% 발휘된다면 이번 8인 지명으로 NC의 전력은 장기적으론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물론 8인을 지명했다고 해서 하위권 전력이 당장 우승 전력으로 업그레이드 된 건 아니다.
▲ 그래도 NC는 전력보강에 목 마르다
NC의 투타 짜임새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번 8인 지명으로도 해결된 건 아니다. NC는 여전히 전력보강이 필요하다.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들이 필요하다. 이승호와 송신영으로 무게 중심을 잡은 마운드도 좀 더 힘이 필요하다. 이날 원 소속구단과의 1차 협상이 끝나는 FA 시장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미계약자인 김주찬, 홍성흔, 정현욱, 이호준은 모두 NC에 필요한 타입이다. 용병 3인은 모두 선발로 구하기로 했기 때문에 야수 보강이 절실하다.
문제는 이번 FA 시장이 수요가 폭발하고 있어 NC가 1차 협상에서 결렬된 FA 선수들을 데려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신빙성이 있다. 기존 8개 구단은 분명히 전력 공백이 생겼다. NC 혹은 보호선수 외 1명을 내준 구단들의 합의에 따라 트레이드가 연쇄적으로 터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FA가 수요 폭발로 가격이 올라갈 경우 트레이드를 시도하면 비용도 아끼고 효율도 높일 수 있다. 김 감독 역시 두산 시절 비주전급들의 트레이드를 쏠쏠하게 잘 해왔다.
▲ 제로섬 게임일까 윈윈일까
결론적으로 이번 보호선수 외 1명 지명에서 웃는 쪽은 NC일까 기존 8개 구단일까. 선수 대 선수를 교환한 게 아니다. NC로 넘어간 8인 중 내년 시즌 대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있다면 두말할 것 없이 NC의 승리다. 기존 8개 구단은 10억을 받지만 어차피 1년 야구단 운영에 막대한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이렇게 보면 NC와 8개 구단간의 개별적인 손익계산은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다.
그런데 꼭 그게 아닐 수도 있다. 한 야구인은 “후속 트레이드, FA 영입 등으로 얼마든지 각 구단 전력의 추가적인 변동 가능성이 있다. 8개 구단은 선수 1명이 NC로 넘어갔지만, 대신 기회를 얻은 선수가 잘한다면 NC와 결과적으로 윈윈일 수 있다”고 했다. 넓은 관점으로 보면 이번 NC발 선수 이동으로 기존 구단들도 전력을 정비할 기회를 얻고, 그로 인해 새로운 동력을 찾는다면 기존 구단들과 NC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또 하나. 꿈보다 해몽인 것 같아도 NC가 잘 돼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9개 구단 전력 평준화가 이뤄질 수 있다. 프로야구 흥행, 경제학적 측면에선 이번 NC의 8인 지명이 프로야구 산업 전체의 성장을 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모든 야구인이 웃을 수 있는 최고의 윈윈이다. 어쨌든 NC의 8인 지명은 끝났다. 이제 각 구단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보면 된다.
[NC로 이적하는 이승호(위), 송신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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