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예지원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4차원’이다. 평소 엉뚱하고 유쾌한 매력을 발산하며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볐던 예지원은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에서 의외의 반전매력을 선보인다.
예지원은 ‘내가 고백을 하면’에서 가정방문 수간호사 유정 역으로 출연한다. 유정은 차분하고 다소곳한 느낌의 캐릭터로, 실제 통통 튀는 매력이 돋보이는 예지원과는 사뭇 다른 듯한 느낌을 안긴다.
그는 ‘내가 고백을 하면’에서 연인호흡을 맞췄던 김태우와 함께 한 인터뷰에서 “유정과 나는 100% 일치한다”며 “드디어 나의 진면목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런 대답만 봐도 알 수 있듯 시종일관 유쾌한 농담과 웃음 속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 ‘내가 고백을 하면’을 어떻게 봤나
예지원) 과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잘 끌어가서 좋았다.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하더라. ‘손이라도 잡지 그랬냐’. ‘키스라도 한 번 하지 그랬냐’고 했다. 그런 영화는 많은데 우리 영화는 이렇게 끝나는 게 깔끔하고 좋은 것 같다. 제목이 ‘내가 고백을 하면...’이다. 뒤에 ‘...’이 붙는다. 시작할 때가 끝나는 영화다. (애정신이 과할 경우) 그러면 캐릭터나 영화가 무너질 것 같다. 예쁘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적당하게.
김태우) 재밌게 봤다. (예지원이 앞머리를 세운 김태우 머리스타일을 지적하자) 관객과 같이 보는 행사를 처음 해봤다. 역할도 수더분하고 그런데 그분들에게 뭔가 배우처럼 하고 가면 저 재밌을 것 같아서 좀 과하게 올렸다. (예지원에게) 부담스러워?
예지원) 오빠가 키도 큰데 그러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웃음) 오빠가 의외로 키가 크다. 깜짝 놀랐다. 180cm가 넘는다는 걸 처음 알았다. 오빠가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서 약간 구부정한 캐릭터를 많이 해 그런가 보다. 의외로 키도 크고 잘 생겼다. 영화제 때 같이 섰는데 내가 너무 작아보였다. 오빠를 만날 때는 나도 머리를 세워야겠다.
김태우)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실물로 보면 ‘키가 왜 이렇게 크냐’. ‘얼굴이 둥글둥글할 줄 알았다’다.
-예지원의 실제 이름도 유정인데.
예지원) 나 때문에 유정이라는 이름을 쓰게 된 건 아니다. 감독님이 유정이라는 이름을 좋아한다.
김태우) 진짜 우연의 일치다. 오히려 본명이 유정이라 바꿀까 생각도 했다.
예지원) 100% 일치한다. 완전히. 드디어 나의 진면목을 보여줄 때가 됐다.
김태우) 영화 속 유정이가 보고 싶을 때가 많다. 난 그 배우와 같이 인터뷰를 하고 싶다. 영화만 찍고 없어져 버렸다.(웃음)
- 어떤 면이 예지원과 다른가
김태우) 영화 속에서 저렇게 다소곳할 경우 보통 그런 질문에는 ‘그런 면도 있고 아닌 면도 있다’고 하는데, ‘100% 저에요’ 이렇게 예기하니 받아친 것이다.(웃음)
예지원) 영화에서 ‘멍게, 개불 못 먹어요’라고 하는데 난 너무 잘 먹는다. 못 먹는 음식이 없다. 영화를 보면 우리만 웃는 지점이 있다. 극 중 ‘나 회식 좀 빼주면 안 될까요’라고 말하는 대사도 그렇다.
김태우) 실제와 반대다. ‘회식 안 오면 죽었어’ 이러는 사람이다. 연기자다 연기자(웃음). 그래놓고 ‘전 (유정과) 똑같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저 분(유정)이 보고 싶다고 했던 거지.
예지원) 유정이가 좀 아팠던 거죠. 다운된 저라고 볼 수 있다.
김태우) 그럼 요즘도 유부남이랑? (영화 속 유정은 과거 같은 병원의 의사 김박사와 분륜 관계였다)
예지원) 김박사가 있었구나. 그건 저랑 달라요!
- 이렇게 친한 걸 보니 영화 촬영할 때 편했겠다
예지원) 너무 편했다.
김태우) 너무 편해서 탈이었다. 예전처럼 좀 어려운 관계였으면 좋겠다(농담). 영화 찍기 전에도 안면은 있었지만 지원씨, 태우씨로 부르는 정도의 관계였다. 지원이와 같이 작업해 너무 즐거웠다. 지원이는 여배우, 남배우 이런 걸 떠나 ‘이렇게 순수한 사람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다. 방송에서 ‘4차원’이라고 하는데, 그런 부분도 있긴 하지만 확대된 것이고 굉장히 여성스럽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지원이의 몸과 마음 모두 굉장히 건강하다는 점이다. 그게 제일 매력 있고 좋았다. 조금 덜 건강했으면 좋겠다(웃음) 그만큼 건강한 친구다.
- 일상연기가 힘들지는 않았는지
김태우) 사건이 기승전결이 확 일어나거나 이런 게 아니다. 아마 지원씨도 그렇고 모든 배우들도 마찬가지일 건데, 생활연기는 내가 편하다고 해서 하면 예지원이 나오고 김태우가 나오게 된다. 계산을 계속 하며 연기하는 건 아니지만 생각하는 것 보다는 그렇게 (계산을 하며) 연기하는 게 많다. 이런 연기는 연기하는 티가 나면 안 된다. 그럼 끝난다. 보는 분이 ‘김태우가 원래 그런가봐’라고 하면 좋은 것이다. 사실 그런 게 칭찬이다. 그런 관점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
예지원) 난 좀 진지하고 약간 애잔하고 그래야 했다. 전체 분위기가 다 그러면 좀 편했을 것 같다. 그런데 가볍다고 해야 하나. 그런 분위기 속에서 혼자 진지해야 하니까 힘이 들더라. 내 연기를 하기도 그렇고 감정 잡기도 그렇고. 또 전체 분위기도 맞춰야 했다. 그게 내 가장 큰 숙제였던 것 같다. 그래서 감독님과도 얘길 많이 했다. 어떤 때는 혼자 너무 감정에 젖어 많이 울기도 하고 그랬다. 그럼 또 안 된다. 너무 누르고 너무 청승맞게 하면 전체 분위기와 안 맞고 따로 놀 수 있었다.
- 영화 속에서 ‘맛있는 인생’ 별점에 대해 나오는데, ‘내가 고백을 하면’에 별점을 준다면?
예지원) 3개에서 3개 반, 3개 반에서 4개.
김태우) 나는 신경을 안 쓴다. 보는 분에 따라 다를 것이다. 모든 영화가 그렇다. 어떤 사람은 재밌게 볼 수 있고 재미없게 볼 수도 있다. 굉장히 주관적 문제다. 시험 성적처럼 90점 이상이면 좋고 안 좋고의 문제가 아니니까. 신경을 써서 관객들이 영화를 많이 보고 잘 된다면 백날 신경을 쓸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기할 때 최선의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많이 보면 좋겠지만, 그렇게 만드는 건 연기할 때다. 신경을 쓴다고 해서 많이 보거나 신경을 안 쓴다고 해서 많이 안 보나? 그런 의미에서 신경을 쓰지 않는 다는 것이다
- 관객에게 한 마디 한다면?
김태우) 여러분이 무얼 상상하든 상상하는 것보다 재미있을 것이다. 이 영화가 잔잔하지만 웃음도 많고 마음도 따뜻해지며 나가게 된다. 오시면 후회를 안 하고 나갈 수 있을 것.
예지원) 나도 겨울을 탄다. 가을, 겨울을 타시는 분들이나 마음이 심란하신 분들. 다 오시면 힐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예지원과 김태우가 호흡을 맞춘 ‘내가 고백을 하면’은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서의 삶을 꿈꾸는 두 남녀의 설렘과 엇갈림 등을 담아 낸 멜로 영화다. 김태우, 예지원이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두 남녀 인성과 유정 역을 맡았고 뮤지컬 배우 서범석, 개그우먼 안영미 등이 출연했다.
[배우 예지원.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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