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수는 덩치가 크면 안돼.”
한화 주전포수 신경현은 내년이면 만 38세다. 정범모, 최승환, 박노민, 이준수 등이 백업으로 활약했지만 신경현보다 노련미도 떨어졌고 부상도 있었다. 신임 김응용 감독도 포수가 고민이다. 한화 마무리훈련이 진행 중인 서산전용연습구장에서 16일 만난 김 감독은 포수들의 훈련을 가장 유심히 지켜봤다.
▲ 한승택에 대한 김응용 감독의 관심
선수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자제하는 김 감독이 유별나게 지켜보는 선수가 있다. 포수 한승택이다. 19살의 한승택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했다. 지난 8월 세계청소년야구대회에서 대표팀의 주전포수였다. 투수리드와 블로킹 모두 수준급이라는 평가였다. 그는 175cm에 73kg이다. 큰 체구가 아니다. 덩치 큰 선수들 사이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한승택은 아담했다.
김 감독은 훈련이 끝난 뒤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한승택에게 “너 요즘 타율이 얼마야?”라고 물어보며 관심을 표했다. 기자들에게도 “한승택이는 참 괜찮네. 저렇게 열심히 하면 내년 주전이지”라며 껄껄 웃었다. 한승택이 내년 시즌 당장 주전이 되는 건 쉽지 않다. 베테랑 포수 신경현이 버티고 있다.
신경현은 올 시즌 타율 0.181로 타격이 썩 신통치 않았다. 76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잔부상이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뒤를 이을 포수도 마땅치 않다. “우리 팀에 포수가 9명이야”라는 김 감독은 “다른 팀에서 좋은 포수 못 데려오면 키워야지”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새판을 짜겠다는 의미다.
▲ 김응용 감독의 포수론
김 감독은 본격적으로 ‘포수론’ 강의를 시작했다. “포수는 덩치가 크면 안 돼. 덩치가 작은 포수가 인사이드 워크가 좋은 법”이라고 했다. 덩치가 큰 선수를 선호하는 김 감독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온 것이다. 그러고 보니 현재 최고의 포수로 불리는 SK 박경완, 삼성 진갑용 등도 눈에 띄게 덩치가 큰 편은 아니다. 김 감독이 눈 여겨 본 신인 한승택도 체구가 크지 않다.
김 감독은 “포수가 덩치만 크면 이리저리 잘 못 움직여. 공을 받아도 덩치 큰 포수라면 자세가 높으니까 스트라이크가 될 게 볼이 될 수 있어. 투수 입장에서 과녁이 커 보여도 득이 되는 게 없다”고 했다. 블로킹과 포구가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투수 입장에선 포수가 공을 잘 받아줘야 안정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다. ‘좋은 포수가 10승 투수를 만든다’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이어 김 감독은 “아무래도 포수는 노련해야 돼. 경험이 많아야 투수들을 잘 이끌 수 있어. 그리고 어깨가 강한 것도 중요하지만, 미트에서 공을 빼서 머리 뒤로 공을 갖고 가는 시간이 짧아야 돼”라고 했다. 주자와의 찰나 싸움을 이기려면 송구 능력이 중요한데, 어깨의 강도뿐 아니라 간결한 동작으로 송구 시간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설명. 베테랑 감독다운 예리한 발언이었다.
비단 한화뿐 아니라 한국야구 전체적으로도 포수 기근이 심각하다. 힘이 들고 머리가 좋아야 하니 20대 포수 기수가 안 보인다. 베테랑 포수들은 포지션 특성상 다리에 부상을 안고 산다. 따지고 보면 모든 팀이 포수 고민을 안고 있다. 김 감독의 포수에 대한 소신 발언은 국내 젊은 포수들이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한화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김응용 감독(위), 파울 타구를 처리하는 한승택(아래). 사진 = 서산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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