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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정현욱이 불펜 FA 잔혹사를 끝낼 수 있을까.
정현욱이 정들었던 삼성을 떠나 LG와 전격 계약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17일 "FA 정현욱과 4년간 옵션 포함 총액 최대 28억 6천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정현욱은 투수 FA 중 최대어로 꼽혔다. 여기에 유동훈(KIA), 마일영(한화), 이정훈(넥센)이 원소속팀과 계약을 체결하며 남은 선수는 정현욱 밖에 없었다. 결국 정현욱은 다른팀들의 러브콜 끝에 FA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정현욱은 1996년 삼성 입단 이후 올시즌까지 줄곧 한 팀에서 활약했다. 특히 2008시즌부터는 팀내 없어서는 안 될 투수 중 한 명이 됐다. 스윙맨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불펜 한 축을 형성했다. 2008년 53경기, 2009년 62경기, 2010년 61경기 등 매해 많은 경기에 나섰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참가해 활약하며 '국민노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올시즌에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공헌했다. 비록 안지만, 오승환 등에 가려 빛을 크게 보지는 못했지만 54경기에서 2승 5패 3홀드 평균자책점 3.16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이제 문제는 LG에서도 삼성에서와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느냐는 것. 이러한 우려를 자아내는 것은 그동안 FA 대박을 터뜨린 불펜투수들이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정대현(롯데), 정재훈(두산), 이승호(NC), 송신영(NC) 등이 모두 몸값을 해내지 못했다.
롯데와 4년간 최대 36억원에 계약한 정대현의 경우 시즌 막판부터 준플레이오프까지는 명성에 걸맞은 모습이었지만 부상으로 인해 시즌 막판이 돼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4년간 24억원에 계약한 이승호와 3년간 최대 13억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송신영은 팀내 애물단지가 된 끝에 NC 다이노스 특별지명을 받아 팀을 1년만에 옮겼다. 원소속팀 두산과 4년간 최대 28억원에 계약한 정재훈은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렇듯 불펜투수들이 FA 계약 이후 제 몫을 못하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선발투수와 달리 매일 불펜에서 대기하기 때문에 몸 상태를 항상 최상으로 유지할 수는 없다. 또한 FA가 될 때까지 오랜 기간 던졌다는 것은 그만큼 어깨 등에 무리가 갔다는 것이다. 때문에 FA 대박을 터뜨린 불펜투수들은 '잘해야 한다'는 마음과 달리 좋은 결과를 쉽사리 내지 못하고 있다.
정현욱은 내년 시즌 한국나이로 36살이 된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성실히 몸 관리를 하며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정현욱이 LG, 그리고 불펜투수의 FA 잔혹사를 깰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마운드가 취약점인 LG에 커다란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와 FA 계약을 체결한 정현욱.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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