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사과'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강이관 감독이 '범죄소년'으로 돌아왔다.
'범죄소년'은 소년원을 드나드는 범죄소년이 13년 만에 찾아온 엄마와 재회하고, 둘 사이에 숨겨진 충격적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범죄소년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두려움을 안긴다. 하지만 범죄소년의 법률적 정의가 14세 이상 20세 미만의 청소년으로서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자를 일?는다는 것을 알고 난 후라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범죄소년이 그렇게 무섭고 두렵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실제 '범죄소년' 속 범죄소년인 장지구(서영주)도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안쓰러운 한 소년일 뿐이다.
강이관 감독은 "기본적으로 청소년을 좋아한다. 청소년 중에서도 중학생에 관심이 많다. 처음 인권위(국가인권위원회)와 작품을 하게 된 '이빨 두 개'의 주인공도 중학교 2학년이다. 중학교 시절이 나의 정체성의 시작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중학교 때 했던 생각들은 지금 돌아가도 그랬을 것 같다. 내가 싫었고 좋았는지, 성향 같은 것들이 그 때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 시기가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가는 시기다. 몸은 갑자기 쑥쑥 크는데 마음은 아직 어린애다. 약간 혼재돼 있는 시기라 그 나이대 청소년들에 관심이 많다. 그런던차에 인권위 제안을 받게 됐다. 이번엔 어떤 얘기를 해볼까 생각하던 차에 재소자 문제에 대해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고 사회적으로도 많이 얘기되지 않아 소년원을 다녀 온 청소년에 대해 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이관 감독은 애써 해결책을 제시하려 하지 않는다. 해결책보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쪽이 자신의 역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애초에 그런(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식의 제안이었다면 안 했을 것이다. 내가 관심이 있는 건 사람이다. 사람 사이의 인정, 사는 느낌이라든가 이런 걸 영화로 표현해 공감을 하고 싶은 측면이 강하다. 이번 얘기도 사실은 소년이 엄마를 만나 같이 보내가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사회적 메시지나 사회적 환경 같은 것들은 영화를 보고 났을 때 뒤따라오는 이성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영화 내에서도 해결책을 제시한다거나, 이건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제기 보다는 전반적인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인권감수성(인권에 대한 감수성)이라고도 얘기하는데 사실 상대방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강이관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빛나게 해준 이정현과 서영주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정현은 지난 2000년 개봉한 '하피' 이후 12년 만의 장편영화 주연 복귀작으로 '범죄소년'을 택했다. 서영주의 경우 자신의 첫 영화 주연작인 '범죄소년'으로 최연소 도쿄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강이관 감독도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이정현씨에게 아주 고마웠다.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것이다. 미혼의 여배우 같은 경우 연기 생명력을 넓히기 위해 배우 이미지가 고착될까봐 미혼모 역을 안 하려고 하는데 이정현 씨는 캐릭터와 시나리오만 생각하더라"라며 "이정현씨는 잘 쓰일 수 있는 배우다. 안에 가지고 있는 게 굉장히 많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함께 서영주에 대해 "영주도 이제 시작인데 큰 상을 받아 자기도 얼떨떨해 하더라. 10년 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기자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역이 성인 연기자가 되면서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 소비시키지 않고, 스스로가 잘 대처하고 연기를 잘 이해하면 그럴 일이 없다. 그러지만 않는다면 훌륭한 배우가 될 것 같다"고 장래성을 높이 평가했다. 오는 22일 개봉.
[강이관 감독.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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