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자나깨나 용병 걱정이다.
서울 삼성 김동광 감독과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이 용병 때문에 걱정이다. 속을 들여다보면 이유가 전혀 달라 눈길을 모은다.
18일 고양체육관. 김 감독은 최근 무릎 부상으로 퇴출시킨 브랜든 보우만 대신 영입한 오타디 블랭슨을 두고 “체력이 덜 올라왔다”라고 했다. 블랭슨은 삼성에 오기 전 개인적으로 농구공을 놓고 쉬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농구를 하는 데 필요한 근력이 갖춰져 있지 않은 건 아니다. 과거 LG, 모비스 시절 보여주던 특유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개인기는 여전하다. 기동력도 수준급이다.
김 감독이 말하는 체력은 경기를 소화하는 데 필요한 체력, 흔히 말하는 ‘게임체력’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를 뛰는 데 필요한 체력과 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체력은 다른 문제다. 감각을 찾아야 한다. 경기를 자꾸 뛰는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블랭슨의 게임 체력이 올라오기 전까진 대리언 타운스가 많은 시간을 소화해야 한다.
김 감독은 블랭슨의 출전 시간을 점차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 13일 SK전서 7분 11초를 뛴 그는 16일 KGC전서는 11분 46초간 출전했다. 삼성으로선 블랭슨이 15분~20분만 소화해줘도 큰 도움이 된다. 그는 화려한 개인기를 갖추고 있다. 패스능력도 있다. 삼성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날 오리온스전서도 2쿼터부터 출전해 7점을 기록했다. 아직 삼성의 조직력에 녹아 들지는 못했다. 예전의 활발한 몸놀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김 감독의 블랭슨 걱정은 추 감독의 테런스 레더 걱정에 비하면 사실 약과다. 추 감독은 “레더의 무릎이 여전히 안 좋다. 몸이 예전처럼 안 움직여지니까 스스로에게 짜증을 내는 것 같다”라고 현재 레더의 마인드를 진단했다. 실제 레더는 지난 5년간 KBL을 접수했던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전까지 5.6점 2.7리바운드에 그쳤다. 오리온스는 최근 윌리엄스가 사실상 풀타임 출전하고 있다.
오리온스는 현재 김동욱과 최진수가 나란히 결장 중이라 레더가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게 필요하다. 윌리엄스가 분투하고 있지만, 전성기 레더만큼의 악착 같은 골밑 리바운드 지배와 득점을 해내지는 못하는 형편이다. 오리온스는 시즌 전부터 전태풍과 레더의 2대2 공격이 공격 주요 옵션이었지만, 시즌 전 연습경기서 당한 무릎 부상이 시즌 중반에 들어선 지금도 레더와 오리온스를 괴롭히는 실정이다.
레더는 이날도 전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8분 19초를 뛰며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자신감마저 떨어지며 적극성도 사라진 모습이었다. 경기 전 추 감독에게 레더의 퇴출 가능성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자 추 감독도 부정하지는 않았다. 우승후보로 거론된 오리온스가 중위권에 머물러 있는 건 주전들 줄부상과 레더의 컨디션 난조가 크다. 추 감독은 부상 얘기만 꺼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말았다. 상반된 김 감독과 추 감독의 고민이 언제 끝날까. 좀 더 고민이 큰 추 감독이 이날 승리로 근심이 끝날 것 같지는 않다.
[볼 다툼을 하는 레더(위)와 블랭슨(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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