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영화 관객 1억명 시대…원인은?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지난 20일 올해 한국영화를 관람한 총 관객 수가 1억명을 돌파했다.

21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영화관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일 밤 10시 한국영화 누적관객 수가 1억 명에 도달했다. 자정까지는 1억 1만 154명을 기록하면서 올해 한국영화 총 관객 수 1억 명을 넘어섰다.

지난 2006년에 세웠던 한국영화 최다 관객 수 기록인 9791만3570명을 일찌감치 넘어선 기록이다. 또 2002년 전국 관객 수(한국영화(5082만 명)와 외국영화(5431만 명) 전체)가 1억 명을 돌파했던 기록을 뒤로 하고, 10년 만에 한국영화 만의 관객 수가 2002년의 두 배인 1억 명을 돌파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2012년 한국영화 총 관객 수 1억 명 돌파는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2편,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흥행성공으로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상반기에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건축학 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연가시' 등이 400만 이상의 흥행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한국영화가 고른 흥행성적을 낸 것에 이어 11월 '늑대소년'의 흥행 가도는 한국영화 관객 1억 명 돌파의 큰 기폭제가 됐다.

영진위는 "한국영화 총 관객 수가 1억 명을 돌파한 근본적 원인을 한국영화 산업의 발전 추이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며 "2012년은 한국영화 제작 시스템의 합리화가 빛을 보인 한해였다. 영화 제작사들은 정확한 관객 타깃을 목표로 하여 제작 시스템을 구성하였고 그 아래에서 예산을 합리적으로 구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 사례로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건축학 개론' 등을 언급했다.

또 "'피에타'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은 한국영화에 대한 이슈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될 수 있도록 해주는 주요한 원인이 됐다"고도 분석했다. 한국영화에 대한 이슈몰이기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성수기 시즌을 대비한 완벽한 개봉작들('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과 더불어 2012년 1월부터 11월까지 촘촘하게 짜인 한국영화의 라인업이 영화 관객들의 발길을 1년 내내 극장으로 이끄는 힘이 됐다고 분석했으며,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제작된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다.

실제 올해는 로맨스, 액션 뿐 아니라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이슈들이 영화화 되면서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탄탄한 줄거리를 바탕으로 한 원작 기반 영화제작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스토리텔링의 파워를 한층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다.

영진위는 "2012년 한국영화 관객 1억 명 돌파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영화산업의 저력이 빛을 발한 시기가 바로 2012년이며, 이러한 힘이 한국영화 관객 1억 명 돌파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며 "2000년대 후반 영화 제작·투자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에 위기가 있었지만, 지속적인 노력으로 난관을 극복하는 한국 영화산업의 힘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진위는 내달 6일 한국영화 관객 1억 명 돌파를 기념하는 관객초청행사를 열어 한국영화 관객에게 감사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영화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 포스터. 사진 = 쇼박스,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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