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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한국 퀴어영화의 대표감독 이송희일의 '남쪽으로 간다' 주연배우 전신환(29)은 그에게도 꽤 큰 도전이었던 동성 정사신을 언급하면서 쑥스러운 듯 어색해했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해 영화 '하녀'로 데뷔했고, 동성애를 소재로 한 '야간비행'에도 출연했지만 동성 정사신까지 소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송희일 감독과의 첫 만남부터 독특했다고 털어놓는 그는 해당 신을 "징그럽긴 했죠"라고 말했지만 또 다시 "그런 기회가 와도 기꺼이 연기하겠다"고도 말했다. 연기는 연기일 뿐 실제로는 여자를 좋아한다고 재차 강조하긴 했지만.
"감독님께 먼저 연락이 왔어요.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순간 기분 좋으면서도 시나리오 속 장면들이 상상되면서 부담도 됐어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에 영화가 잘 안 나오게 되면 장면은 계속 남을 텐데 하는 걱정까지. 그러던 차 이송희일 감독님의 '백야'를 보러갔어요. 작품이 너무 좋더군요. 그 때부터는 걱정은 접어두게 됐죠."
'백야' 속 두 인물이 서로에 대한 이끌림이 있지만 사회의 시선 탓에 서로를 거부하다 마침내 해소하게 되는 장면을 언급하며 그는 "오히려 남녀의 사랑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저는 멜로 영화의 팬이 아니라 특별히 기억에 남는 멜로가 없었는데 이 작품은 정말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라며 여운을 남겼다.
그렇게 마음 먹고 들어간 '남쪽으로 간다'. "어색하죠. 아니, 어색하기 보다는 좀 징그럽죠(웃음). 친구들끼리 목욕탕을 갈 때와는 또 다른, 내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다보니 부끄럽기도 했어요다. 하지만 이성이랑 했다면 오히려 더 부끄러웠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막상 들어가니 별 것 없었어요. 집중해서 재미있게 찍었어요. 저보다는 상대배우인 김재흥이 더 존경스러워요. 제가 그 나이라면 감히 시도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어머니도 반대했던 영화이지만 '이송희일'이라는 브랜드를 듣고는 신뢰해주셨다고 밝힌 전신환은 '남쪽으로 간다'는 믿고 봐도 되는 영화라고 거듭 강조했다.
'남쪽으로 간다'는 '백야', 그리고 '지난 여름, 갑자기'와 함께 이송희일의 퀴어연작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5일 개봉됐다.
[전신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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