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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35세의 유부남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일을 내도 크게 냈다. 지난 7월 정규 6집 ‘싸이 6갑’을 낼 때만해도 감히 예상할 수 있었을까? 자신이 세상의 중심에서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춤을 추고 있을거란 걸 말이다.
싸이는 정규 5집 발매 후 약 2년 만에 정규 앨범을 내기까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실로 많은 고민을 했다. 퍼포먼스에 능한, 강력한 티켓파워를 지닌 공연형 가수로 탄탄하게 입지를 다지고 있었지만 언젠가 내리막길을 걸으리라는 것, 스스로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것을 잘 아는 30대 중반에 쌍둥이 딸을 둔 아빠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탄생한 것이 6집이고 타이틀로 고른 곡이 ‘강남스타일’이다. 본인이 여러 차례 밝혔듯 싸이의 초심, 2001년 ‘새’로 데뷔해 엽기가수로 이름을 날렸던 당시로 돌아가자는 마음가짐을 담아 만든 곡이다.
당시 싸이는 가수를 하기엔 부족한 외모를 엽기로 승화해 거칠 것 없이 신나게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표현했고 이는 생소했고 엽기적이었지만 통했다. 특히 당시 대중들은 무대 위에서 ‘완전히 새됐어’를 외치며 허리를 반으로 접어 양 팔이 어깨라인과 수평이 되게 맞춘 뒤 팔꿈치를 접어 췄던 ‘새춤’에 열광했다.
싸이가 췄던 새춤은 나이트클럽에서 여자 꼬시기에 실패하고 새벽녘 밖을 나서는 남성의 심리를 대변해 만들어진 춤이다. 말 그대로 새가 된 남자의 심정을 표현한 곡으로 싸이 역시 평소 회식 자리에서 자주 췄던 춤들을 그대로 무대에서 안무화 했을 뿐인데 이것이 정말 새가 되어 날아올랐다.
1집으로 확실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줬던 싸이는 12년 후 이번엔 말춤을 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 싸이의 동물을 응용했던 춤들이 우연의 일치인지 그의 음악인생에 각각 전환점을 맞게 해 준 것이다.
싸이는 엽기가수였지 아이돌 가수는 아니었다. 싸이는 공연형 가수였지 댄스가수는 아니다. 그랬기에 그의 노래와 함께 그의 춤까지 사랑을 받는 이유가 그가 아이돌 가수처럼 절도있는 고난이도의 댄스를 소화한다거나 춤을 기똥차게 잘 추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늘씬하지 않은 몸매에 싸이가 소화하는 춤은 엽기적이거나 웃기거나 스타일만은 확실했던 것은 분명했다.
새춤에 이어 탄생한 말춤은 싸이와 경력 20년의 안무가 이주선씨가 함께 만든 합작품이다. 싸이와는 그가 새춤을 출 때부터 그의 뒤에서 백댄서를 하며 인연을 맺었고 지금은 안무팀 단장으로 8년째 싸이의 안무를 맡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출시를 앞두고 안무를 고민했던 두 사람은 콘서트 뒤풀이 때 우연찮게 이번 악무를 착안했다. 간혹 콘서트가 끝나면 스태프들과 상금을 걸고 장기자랑을 하곤 했던 싸이는 지난해 대구 콘서트 뒤풀이에서 이번 춤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알고보면 회식 자리에서 놀다가 나온 춤들이 소위 대박을 낸 셈. 싸이의 말춤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한 편이 유튜브와 SNS라는 뉴미디어를 타고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싸이는 뮤비에서 한강의 오리배, 사우나, 길거리, 지하 주차장, 경마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말춤을 췄는데 결과적으론 그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계속되는 코믹한 춤사위는 EMA, AMA 등 해외 유명 시상식장에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인근에서도, 세계 곳곳에서 계속됐다. 이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하이디 클룸, 마돈나, MC해머 등 해외 유명 스타들도 한 번씩은 말춤에 매료됐다.
이제 싸이의 그 다음 춤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린다. 동물의 동작을 응용한 춤에 이어 싸이는 내년 2, 3월께 발매할 예정인 월드와이드 앨범에서도 획기적인 춤을 예고했다.
싸이는 해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강남스타일’의 후속곡에는 스포츠 동작을 응용한 춤이 될 것이다”고 귀띔했다. 싸이의 음악적 파트너 유건형도 "싸이의 이번 신곡은 임팩트 있으면서도 신나는 곡이 될 것 같다"며 새 춤에 있어서도 기대를 당부했다.
싸이, 이번에는 어떤 춤으로 세상을 홀릴까?
[싸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gettyimages/멀티비츠]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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