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내년 사자 마운드를 책임질 용병들은 누구일까. 삼성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올 시즌 14승 3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한 미치 탈보트와 11승 3패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한 브라이언 고든은 2006년 제이미 브라운, 팀 하리칼라 이후 6년만에 삼성 용병 10승 듀오로 기록됐다.
두 사람은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고국으로 돌아갔다. 삼성은 올 시즌 이들과 계약할 때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할 경우 참가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이 이들을 돌려보냈다. 탈보트는 시즌 막판 미세한 팔꿈치 통증이 있어 100% 컨디션이 아니었고, 고든도 한국시리즈 이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용병 듀오의 아시아시리즈 출전 무산이 류 감독의 신임을 잃은 것이라 볼 순 없다.
메이저리그 10승 경력자 탈보트와 SK에서 한국야구 경험을 충분히 한 고든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다. 탈보트는 140km대 후반을 찍는 직구 구속과 서클 체인지업으로 국내 타자들을 요리했다. 시범경기만 해도 슬라이드 스텝이 다소 느려 주자 견제에 아쉬움을 드러냈으나 이내 보완했다. 다만 퀼리티 스타트가 12회로 썩 많지 않았고, 주자 없을 때 피안타율이 0.253, 주자 있을 때 피안타율이 0.284로 차이가 나는 등 타자들을 완벽하게 지배하진 못했다.
고든은 직구와 커브를 비롯해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줄 아는 게 최대 장점이다. 선발과 중간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투수라는 것도 장점이었다. 한국시리즈서도 불펜에서 힘을 보탰다. 다만, 역시 퀄리티스타트가 11회에 그쳤고, 기복이 있었다. 8월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1.75였으나 7월과 9월엔 1승 평균자책점 9.26, 2승 평균자책점 5.75였다. 역시 타자들을 완벽하게 구위로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삼성 막강 마운드에선 탈보트와 고든이 기존 투수들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삼성이 이들과 내년에 재계약에 성공할 경우 올 시즌처럼 리그 평균 이상의 활약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정현욱이 떠났지만, 여전히 삼성 불펜은 막강하다. 선발진도 풍족해 컨디션 관리에도 용이하다. 두 투수 역시 한국에 남는 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은 여전히 확고부동한 용병 에이스를 원한다. 장원삼과 윤성환이 수준급 성적을 냈지만, 최절정기의 류현진과 윤석민에 버금가는 아우라를 풍긴 건 아니었다. 제 아무리 삼성 불펜이 두껍다고 해도 1경기를 확실히 지배할 수 있는 에이스의 존재가 필요하다. 탈보트와 고든 듀오가 안정감은 있었지만, 파괴력은 2%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론 이들을 놓칠 경우 더 뛰어난 투수를 데려온다는 보장도 없다. 완전 방출로 국내 다른 팀이 데려가기라도 한다면 자칫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또 재계약에 올인을 한다고 해도 해외리그 진출 등으로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지난해 대체 용병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덕 매티스와 저스틴 저마노도 재계약이 예상됐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둘 다 재계약에 실패했다. 심지어 저마노는 메이저리그 보스턴의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삼성은 용병 영입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재계약에 무게를 두지 않은 건 아니지만, 뜻밖의 변수에도 대비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용병 선발을 위해 해외에 나가있는 직원은 없다고 했다. 내부적으로 각종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상황을 지켜본 뒤 재계약 혹은 새 용병 선발 작업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아직 용병을 영입하는 데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하다. 한편, 삼성은 이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탈퇴로 묶어 향후 3년 보유권을 가질 수 있다.
[탈보트(왼쪽)와 고든(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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