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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얼떨떨하네요.”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첫날 경기가 열린 28일 고양체육관. 중앙대가 KGC인삼공사를 격침하며 대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이호현이 35점, 전성현이 33점을 작렬하며 KGC 전열을 무너뜨렸다. 두 사람은 그동안 정성수, 유병훈, 김현수, 박병우, 임동섭 등 최근 프로 1~2년차 선배들의 벽에 막혀 긴 시간 출전하지 못했으나 오랜만에 기회가 주어지자 자신들의 잠재력을 대폭발했다.
전성현은 3학년 포워드, 이호현은 2학년 가드다. 두 사람은 주전들이 대거 졸업한 중앙대 농구를 이끌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KGC를 꺾은 건 두 사람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김유택 중앙대 감독은 “두 사람이 200% 해줬다. 이렇게 잘해줄 지 몰랐다. 전성현은 슈터다. 이호현은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슈팅능력과 경기운영능력을 두루 갖춘 가드다”라고 소개하며 흐뭇한 모습을 보였다.
이상범 KGC 감독은 “두 선수에게 30점 넘게 내줬다는 것 자체가 내 패착이다.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라며 준비부족을 시인했다. KGC는 김태술, 이정현 등을 제외하면서 사실상 1.5군 전력으로 나섰다. 그래도 중앙대로선 구력 최대 10년 차이가 나는 형님들을 잡은 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호현과 전성현은 거침없이 KGC 진영에 폭격을 가했다. 살인적인 슛 감각이었다.
전성현은 “부담없이 이번 대회에 임했다. 슛이 너무 잘 들어갔다. 운이 좋았다. 프로 형님들이 봐준 것 같다. 유명한 선수도 아닌데 많은 기자분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대학경기와는 달리 관중도 많고 프로 코트에서 해보니까 느낌이 색달랐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경기에 너무 잘해서 다음 경기서 오히려 부진할까봐 걱정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다음 상대가 KCC인데 평소에 연습경기를 많이 한 결과로는 힘이 좋은 선배들이 많다. 다음 경기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 이겼으니까 계속 이기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호현은 “KGC가 주전 선배들도 안 나왔고 수비를 제대로 안 한 것 같다. 대학 입학 후 인터뷰가 처음이다. 자신은 없었는데 경기가 잘 풀렸다. 김태술 형이 우상인데 안 나오셔서 조금 아쉽다. 얼떨떨했는데 프로 팀을 이겨서 기분이 좋다. KCC도 꼭 이기고 싶다”라고 웃었다.
두 사람은 수 많은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처음으로 맹활약을 펼친 것이나 다름 없다. “얼떨떨하네요”라는 말을 반복하며 기자실에 많은 기자가 들어찬 것조차 어색해 했다. 그래도 프로에 진출한다면 이런 경험이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이호현은 “이런 대회를 왜 하는지 몰랐는데 해보니까 참 좋은 것 같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호현과 전성현.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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